이란, 호르무즈 통항 ‘당분간 무료’라더니⋯향후 수수료 부과 가능성 시사

입력 2026-06-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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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에서 17일(현지시간) 선박들이 보인다. 호르무즈/AP연합뉴스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서 17일(현지시간) 선박들이 보인다. 호르무즈/AP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보험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해운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라 당장은 통항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유예기간 이후에는 사실상 통항료 성격의 비용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해운업계 임원들 사이에서 공유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 명의 문건에는 “모든 선박은 PGSA가 승인한 유효한 보험증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PGSA는 이란 정부가 지난달 신설한 기구다. 문건에 따르면 해당 보험은 당분간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PGSA는 “장래에 보험 수수료를 도입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명시했다.

해운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보험 수수료’라는 표현이다. 이란이 통항료 대신 보험, 안전, 보안, 환경 서비스 비용 등의 명목을 앞세워 실질적인 비용 징수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PGSA가 쓴 ‘보험 수수료(insurance fees)’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보험료인 ‘insurance premiums’와 같은 의미인지도 아직 분명하지 않다.

호르무즈해협은 전쟁 발발 전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오가던 핵심 해상 통로다. 미국과 이란의 임시 합의인 이슬라마바드 MOU에 따라 이란은 60일 동안 해협 통항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별도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PGSA가 18일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낸 공지에는 해협 통항을 원하는 선박이 도착 최소 48시간 전 공식 웹사이트나 이메일로 신청해야 한다는 안내도 포함됐다. 선박들은 기뢰 위험 구역을 피하고 안전하게 항행하기 위해 PGSA와 지정 항로, 통항 시각을 조율해야 한다.

이란 당국자는 FT에 “MOU 문구는 명확하다”며 “발효일로부터 60일 동안 선박 통항에는 어떤 요금도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60일이 지난 뒤에는 이란과 오만이 역내 국가들과 협의해 통항 허용 방식을 정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서비스 제공과 안전 통항 관련 수수료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 서쪽에 영해를 둔 오만도 변수로 거론된다. 오만은 과거 통행료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을 보고받은 한 관계자는 오만이 환경 영향 완화와 도선, 보안 등 강화된 항행 관리 서비스에 대해 합법적 부과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협 통항 재개가 합의됐지만 현장의 긴장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FT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 해협 내 선박들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

이란 측은 무선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 해상 봉쇄의 완전한 해제, 미국 테러리스트 병력의 철수는 이란과 미국 간 합의의 핵심 조건”이라며 “이 조건들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해협은 폐쇄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선박은 안전과 보안을 위해 호르무즈해협 접근을 피하라”며 “이 명령을 무시하는 선박은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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