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투자증권, 1분기 전산장애 배상액 8.3억…주문 지연 보상 누적

입력 2026-06-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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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 속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전산장애가 잇따르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전산사고로 인한 피해 금액이 가장 컸던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21일 본지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분기 주요 증권사 13곳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전산사고 관련 배상액이 가장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이 배상한 금액은 총 8억3068만원으로, 1분기 증권업계 전체(13억5238만원)의 60%를 웃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사고 배상액은 1분기 중 한국투자증권에 접수된 개별 배상금의 합계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매수·매도 주문이 제때 처리되지 못한 사례에 대해 인과관계를 확인한 뒤 개별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주문 지연 관련 보상금이 누적 집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배상 이후에도 개선 없이 전산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전산 사고는 단순 거래 지연에 그치지 않았다. 3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내 일부 퇴직연금 계좌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보유 수량과 수익률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며 투자자 혼란이 빚어졌다.

이달 11일에도 매도 체결된 일부 고객 계좌에서 매입 단가가 잘못 반영되면서 수익률이 실제와 다르게 나타나는 오류가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예수금과 주문 관련 잔고는 정상이며 실제 거래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투자자가 잇따르자 금융감독원은 실효성 있는 보상 방안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금감원으로부터 과태료 처분도 받았다. 전산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안전성 검증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지난달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자체 보안성 검증을 여러 차례 누락하고, 충분한 테스트 없이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등 전자금융거래법상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2조7085억원으로 국내 증권업계 1위다. MTS 이용자 수도 업계 6위권 수준이다. 규모와 이용자가 많은 만큼, 반복되는 전산 오류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분기 증권사의 전산장애 발생 건수는 21건으로, 발생 횟수 기준으로는 토스증권(5회)과 카카오페이증권(4회) 등 핀테크 계열이 가장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1분기 사고 금액이 가장 컸던 증권사는 대신증권(2억3005만원)이었고, 키움증권(9900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인 13곳의 증권사(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한화투자증권) 가운데 전산장애가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곳은 메리츠증권뿐이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전산장애가 잦은 증권사는 고객 이탈이라는 시장의 제재를 받게 마련”이라며, “최근 금융권이 디지털 고도화와 AI를 외치면서도 왜 이런 기술적 결함이 반복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점검하고 증권사 스스로 전산 정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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