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전세는 줄어드는데 갈 곳이 없다

입력 2026-06-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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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세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전세를 대신할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때 내 집 마련을 위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했던 전세가 빠르게 줄어들자, 한 부동산 전문가가 한 말이다.

전세 감소 자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22년 전세 사기 사태 이후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임차인들은 수억 원의 보증금을 맡기는 데 부담을 느끼게 됐다. 임대인 역시 보증금 반환 리스크와 고금리 부담 등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 역시 전세 축소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문제는 전세 감소보다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에 대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의 불안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전세물건은 줄어드는 추세다. 여기에 입주 물량 감소와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이주 수요까지 더해지면 전세난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전세 수요는 어디로 가야 할까. 집을 사거나 월세를 살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높고 대출 규제도 만만치 않다. 월세는 이미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결국 상당수 무주택자는 더 비싼 월세를 감당하거나 외곽 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정부는 공공임대와 매입임대, 기업형 임대주택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도 거론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공공임대는 물량이 제한적이고 기업형 임대는 사업성 문제를 안고 있다.

지금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전세의 퇴장이 아니다. 전세가 줄어드는 것은 시장의 변화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변화에 맞는 공급과 금융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은 정책의 몫이다. 월세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무주택자가 감당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 지금 필요한 것은 전세를 비판하는 일이 아니라 전세 이후를 준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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