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P자산운용은 이달 29일 개최되는 월덱스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된 이사 보수 안건에 반대하고,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반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된 이사 보수한도 안건이, 실질적인 수정 없이 두 달 만에 다시 상정된 데 따른 조치다. 월덱스 지분 15.6%를 보유한 2대 주주 VIP운용은 이사 보수정책의 합리성과 주주환원 정상화를 위해 주주활동의 일환으로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한다고 설명했다.
월덱스 경영진은 정기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리는 이사보수규정 제정, 임기 만료 전 해임 시 최근 3년 평균 보수의 최대 20배를 특별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황금낙하산' 조항 신설을 추진했다.
해당 조항은 주주가치 훼손 비판으로 철회됐고, 보수한도 역시 80억원으로 낮춰 수정 발의됐으나 찬성 30.8%, 반대 69.2%의 큰 표차로 부결됐다. 경영진의 일방적인 보수 확대에 대한 주주들의 분명한 거부 의사가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사측은 이번 임시주총에 같은 안건을 다시 올리면서 대표이사 보수와 나머지 사내이사 보수를 분리해 표결하기로 했다. 현행 상법상 배종식 대표는 자신의 보수 안건에 대해 특별이해관계인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나, 안건을 분리하면, 사내이사인 두 자녀(배영수·배기화)의 보수 안건에는 최대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VIP운용은 이러한 '쪼개기 표결'이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한 상법의 취지를 왜곡하고, 일반주주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주주들이 이사 보수한도 확대에 반대한 실질적인 이유는 경영진 보수와 주주환원 규모 사이의 현격한 불균형에 있다. 월덱스는 최근 3년간 약 16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같은 기간 전체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총 36억원에 그쳤다. 3년 평균 배당성향은 약 2.3%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배 대표 개인에게 지급된 누적 보수는 약 40억원으로, 전체 주주에게 돌아간 배당금 총액보다 많다.
VIP운용은 주주환원과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인 의사결정이 반복된다면, 그 의도와 무관하게 시장에서는 회사 스스로 주식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의도적인 '주식 디마케팅(Demarketing)'으로 평가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월덱스는 최근 5년 평균 영업이익률 21.3%, 자기자본이익률(ROE) 22.7%를 기록한 우량 소재·부품 기업이다. 그러나 현재 시가총액은 약 4500억원에 머물러 있으며, 현금성 자산 약 2300억원을 제외한 본업 가치는 최근 3년 평균 순이익의 약 4배 수준에 불과하다. 우수한 사업 경쟁력에도 자본효율성에 대한 우려와 미흡한 주주환원으로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VIP운용은 지난 정기주총에서 일반주주들이 적극 활용했던 전자투표 제도를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운영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월덱스는 서면투표 제도 역시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사전에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은 주주는 평일인 월요일 오전 9시 경상북도 구미에서 열리는 주총에 직접 참석해야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는 물론, 원거리의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참여까지 사실상 가로막는 구조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된 안건을 재상정하면서 정기주총 때 시행했던 전자투표마저 배제되는 경우, 직접 참석이 어려운 반대 의사를 가진 일반주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며 "충분한 참여 기회가 보장되지 않은 표결은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부결된 안건을 다시 상정하기에 앞서 일반주주들이 납득할만한 경영진 보수 기준을 제시하고, 주주환원 개선 방향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