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최근 잇따른 공장 화재 사고에 대응해 전국 공장·창고 19만동을 대상으로 화재안전 실태조사에 나선다. 건축·소방·산업안전·위험물 관리 등을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점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17일부터 공장·창고 화재안전 실태조사 시범조사에 착수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공장·창고 화재안전 실태조사 추진계획’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최근 공장 화재로 인한 대형 인명피해가 잇따르자 화재 취약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조사체계를 마련했다. 올해 3월 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14명이 숨졌고 이달에는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화재로 5명이 사망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공장·창고 73만동 가운데 건축법상 내화구조 등 규제가 본격 적용되는 연면적 500㎡ 이상 시설 19만동이다. 여기에 위험물관리법상 위험물이나 화학물질관리법상 유해화학물질을 보관하는 시설, 산업재해 이력 등을 바탕으로 선정한 고위험 사업장도 포함된다.
정부는 건축·소방·위험물·산업안전 분야 전반의 화재 취약성과 위법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우선 건축도면과 실제 건축물을 대조해 불법 증축이나 무단 구조변경 여부를 확인한다. 화재 확산 위험이 큰 샌드위치패널(복합자재) 설치 현황과 단열재·마감재의 난연 성능도 점검한다.
또 방화문과 자동방화셔터 설치 상태, 비상구 폐쇄 여부, 복도 적치물 등 피난을 방해하는 요소를 조사한다. 위험물과 유해화학물질이 법령에 따른 장소와 기준에 맞게 보관·취급되는지도 확인한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화재 위험이 높은 초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작업장 내 가연물 관리 상태와 화재위험 작업 시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실태조사는 국토부를 비롯해 기후에너지환경부, 고용노동부, 소방청,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합동조사반 형태로 진행된다. 위험도가 높은 시설은 건축사·소방기술사 등 민간 전문가와 공무원으로 구성된 ‘정밀조사반’이 점검하고 일반 시설은 청년 기술인력 등이 참여하는 ‘기본조사반’이 맡는다.
정부는 우선 경기도 화성·용인·평택·수원 지역 공장 106동을 대상으로 17일부터 한 달간 시범조사를 실시한다. 이와 별도로 공장 200개 이상이 입주한 대형 사업장 1곳도 추가 점검할 예정이다.
시범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사 방식과 인력 운영 체계를 확정한 뒤 9월부터 본조사에 착수한다. 본조사는 화재 위험도에 따라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위험물 취급시설과 초고위험 사업장 등 약 4만동을 조사하고, 2단계에서는 고위험 사업장 약 4만동, 3단계에서는 나머지 공장·창고 약 11만동 이상을 점검할 계획이다. 전체 조사는 2027년 말까지 진행된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범부처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에서 확인된 불법 증축이나 안전관리 미흡 사항은 즉시 시정 조치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장·창고 안전관리 제도와 관련 규제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진철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최근 공장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국민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국토부와 관계부처가 함께하는 첫 대규모 실태조사인 만큼 시범조사를 통해 필요한 사항을 면밀히 점검하고 본조사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