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5% “품목 늘려야”…안전상비약 확대 요구에도 우려 여전[치료접근성 vs 약물오남용③]

입력 2026-06-08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6-06-0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2012년 도입 이후 품목확대 전혀 없어…11개 품목만 판매 중

치료접근성 강화냐 약물 오남용 우려냐

창고형 약국, 비대면진료, 편의점 안전상비약 등 의료·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들이 빠르게 일상 속에 안착했다. 소비자들은 더 편리하게 약을 사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약물 안전관리와 오남용 우려도 제기된다. 초고령사회와 1인 가구 증가, 의료 체계 변화 등의 영향으로 국민은 더 쉽고 빠른 의료서비스를 원한다. 반면 의약품과 의료행위 특성상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도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의료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약물 오남용을 막을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만들어낼지가 향후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투데이DB)
(이투데이DB)

#지난해 추석 연휴 지방 시댁을 찾았던 30대 직장인 A씨는 밤늦게 두 돌배기 아이가 갑자기 열이 오르자 발만 동동 굴렀다. 연휴 기간이라 문을 연 약국을 찾기 어려웠고 응급실을 가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았다. 다행히 인근 편의점에서 구매한 해열진통제로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심야와 공휴일 의약품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편의점 안전상비약 제도가 국민 생활 속에 뿌리내렸다. 소비자들은 품목 확대를 요구하지만, 약사단체는 약물 오남용과 복약지도 부재를 우려하면서 접근성과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상비약 제도는 약국이 운영되지 않는 시간에 긴급한 의약품의 구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 가능한 안전상비약은 해열진통제, 종합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4개 효능군 13개 품목이다. 이 가운데 어린이용 타이레놀 80mg과 타이레놀 160mg 등 2개 품목은 2022년부터 국내 생산이 중단돼 11개 품목만 판매되고 있다.

실제 이용 경험은 증가하는 추세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와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지난해 8월 10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8%가 편의점 안전상비약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구매 이유는 ‘약국이 문을 닫은 공휴일·심야시간에 약이 필요해서’가 68.8%로 가장 많았다.

품목 확대 요구도 커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94.7%는 생산 중단 품목 교체를 포함해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추가 품목은 소아용 전용약(22.3%), 증상별 진통제(21.0%), 증상별 감기약(20.5%) 순이었다.

안전상비약은 심야와 휴일 의료 공백을 보완하는 사회안전망 역할도 한다. 전국 읍·면·동에 약국이 없는 지역이 적지 않은 데다 명절과 연휴 기간에는 운영 약국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0% 이상이 편의점 안전상비약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정부와 국회는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판매 중단 품목 정비와 품목 조정, 판매시간 완화 등을 포함한 종합계획 마련 의지를 밝혔다. 이후 복지부는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와 24시간 운영 요건 완화를 규제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초 무약촌 지역의 24시간 운영 요건을 완화하고 안전상비약 품목 수 제한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현재 전국 3636개 읍·면·동 가운데 약국과 안전상비약 판매점이 모두 없는 지역은 556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약사회는 품목 확대에 신중한 입장이다. 약사회는 의약품은 전문가의 복약지도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편의점 판매 확대보다 공공심야약국 확대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운영 중인 공공심야약국을 통해 심야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약사 상담과 복약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복약지도 부재에 따른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품목 확대를 주장하는 측은 공공심야약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반박한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공공심야약국은 새벽 1~2시까지밖에 운영하지 않아 시간적인 제약이 있고 전국적인 규모로 봤을 때는 이야기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소비자나 국민의 불편함을 정부가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HBM 넘어 로봇까지…젠슨 황이 선언한 ‘코리아 AI 동맹’
  • 약국이야, 마트야?…‘창고형 약국’ 문전성시[치료접근성 vs 약물오남용①]
  • 단독 직고용 쉽지않네…포스코, 복지 인프라 개선 TF 신설
  • ‘명동 K뷰티 3대장’, 이제 올영·약국·아웃렛...외국인 쇼핑 열기 후끈[르포]
  • 티빙·CJ 이어 CU까지…연쇄 해킹에 ‘보안 잔혹사’ 재현
  • “한국판 JLABS 뜬다”…삼성·차바이오텍, 바이오 스타트업 직접 키운다
  • 금융권 규제입법 줄줄이 대기…지배구조·망분리 손질 본격화 [다시 도는 입법시계]
  • “승인 즉시 적 타격”…이스라엘, 이란 미사일 공격 보복 채비 완료 [상보]
  • 오늘의 상승종목

  • 06.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270,000
    • +3.57%
    • 이더리움
    • 2,534,000
    • +7.33%
    • 비트코인 캐시
    • 350,400
    • +7.25%
    • 리플
    • 1,743
    • +5.89%
    • 솔라나
    • 100,000
    • +6.78%
    • 에이다
    • 250
    • +5.49%
    • 트론
    • 494
    • +0.61%
    • 스텔라루멘
    • 311
    • -2.51%
    • 비트코인에스브이
    • 18,430
    • +4.07%
    • 체인링크
    • 11,920
    • +6.81%
    • 샌드박스
    • 80.16
    • +2.7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