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최근 미국 SEC에 상장을 위한 최초 증권신고서를 비공개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공개 상장 절차는 기업과 규제당국이 증권신고서(프로스펙터스) 공개에 앞서 공시 내용과 위험요인 등을 사전에 조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앤스로픽 측은 이번 IPO의 구체적인 공모 규모나 공모가 밴드, 정확한 상장 시기에 대해 향후 거시경제 및 시장 상황, 그리고 기타 제반 요인들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될 것이라며 세부 사항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앤스로픽의 서류 제출 속도를 감안할 때 예비심사를 거쳐 이르면 올해 가을께 뉴욕증시(NYSE) 시장에 기업공개가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번 앤스로픽의 상장 추진을 두고 긍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월가 금융사들 입장에서 이번 상장은 한 세대에 단 한 번 있을 법한 거대한 돈잔치가 될 수 있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테크 투자 시장의 폭발적인 자금 유입을 예고했다.

그동안 생성형 AI 업계는 글로벌 빅테크나 사모펀드 자본을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왔으나 최근에는 하드웨어 공급망과의 결합이 새로운 생존 공식으로 떠올랐다. 실제 앤스로픽의 이번 상장 행보 배경에는 미국의 마이크론은 물론 국내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리더들과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십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대언어모델(LLM) 고도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인프라 비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하드웨어 확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앤스로픽은 글로벌 메모리 동맹을 업고 공개 자본시장(IPO) 진출까지 선제적으로 감행해 오픈AI와의 레이스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앤스로픽의 기습적인 상장 신청이 최대 경쟁사인 오픈AI를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자산 포트폴리오 내 AI 비중을 채우기 위해 최초로 상장하는 AI 기업에 자금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1호 상장사’ 타이틀이 가지는 프리미엄은 상당할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오픈AI의 표정 관리에도 불구하고 월가 자본을 선점하기 위한 생성형 AI 진영 간의 속도전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며 “앤스로픽의 가을 상장 스케줄을 기점으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도미노 IPO와 자본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픈AI 역시 조만간 IPO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신중한 톤을 유지했다. 올트먼 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상장은 자금 조달 이벤트일 뿐 현재 최우선 과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