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등 韓 중화학, 글로벌 시장서 선방 중⋯"고기술 영역서 점유율 확대"

입력 2026-05-2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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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조사국, '비IT 수출의 주요국간 경쟁 상황 평가' 보고서 발표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모습. (연합뉴스)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모습. (연합뉴스)

최근 반도체 업황이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을 지탱하는 '비IT(중화학공업)' 산업 역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선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관세와 상향 평준화되는 기술 속 양적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어 기술 고도화의 필요성이 함께 제기됐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29일 경제전망보고서(인디고북) 상 '비IT 수출의 주요국간 경쟁 상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세계 비IT 중화학공업 시장의 지각변동을 분석한 결과, 승자는 단연 중국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기술력 제고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1.0%에서 14.6%(3.6%p 상승)까지 끌어올렸다.

중국의 진격 속에 독일과 일본 등 전통 제조강국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독일의 점유율은 12.4%에서 11.1%로 떨어졌고, 일본 역시 6.9%에서 5.6%로 각각 1.3%포인트(p) 주저앉았다.

반면 한국은 3.9%에서 4.0%로 소폭 상승하며 자리를 지켰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최근 조선과 방산 등 고부가가치 세부 업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표적으로 포병무기(+30.7%p), 로켓발사기(+29.5%p), 장갑차(+16.3%p) 등 방산 부문과 디젤전기기관차(+14.9%p), 화물선(+13.8%p) 등 수송장비 부문에서 점유율이 크게 뛰었다.

특히 중국 점유율이 오를 때 동반 상승한 품목 비중도 60.8%에 달했다. 일본(20.4%)과 독일(23.6%)이 중국에 시장을 내주는 사이, 한국 제품이 중국과 함께 독일·일본의 기존 점유율을 흡수하며 버텨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 비IT 수출을 지탱한 핵심 동력은 '기술 고도화'다. 한은이 제품복잡성지수(PCI)를 활용해 기술 수준별로 분석해 본 결과 한국의 고위 기술 품목 수출은 2020~2024년 중 연 6.8% 늘었다. 이는 저위(3.3%), 중저위(3.0%), 중고위(2.1%)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자 전 세계 평균 증가율(6.0%)을 상회하는 성적이다.

지난해 단행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도 우리나라 비IT 산업은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우리 비IT 관세 대상 품목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미 점유율 하락폭은 -0.4%p에 그쳐 중국(-1.9%p), 일본(-2.1%p), 독일(-2.2%p) 등 경쟁국에 비해 크지 않았다. 아세안(+1.1%p)이나 멕시코(+1.0%p) 같은 중국의 대체 수출 기지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와중에도 한국은 자리를 잘 지켜낸 셈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택민 한은 국제무역팀장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를 매기면서 발생한 '반사효과' 때문"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빠진 세부 품목 상당수를 한국 제품이 대체해 들어가며 방어막을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일본과 독일은 이러한 중국 대체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비IT 수출 전선이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의 환경은 더 험난해질 것으로 봤다. 전 세계 제조업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쟁탈전이 임계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위로는 기술 선점국인 독일·일본과 싸워야 하고, 밑에서는 가성비와 기술력을 모두 갖춘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 팀장은 "향후 비IT 수출은 범용품의 가격 경쟁보다는 고부가 품목 중심의 기술 및 품질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과거와 같은 양적 성장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만큼 국내 수출 기업들이 친환경·고부가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압도적인 기술 격차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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