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주도주 쏠림은 자연스러운 현상…해소 시 버블 붕괴 전조"

입력 2026-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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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도주로의 수급 쏠림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역사적 버블 랠리 후반부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쏠림 해소 시점이 오히려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43.41포인트(0.53%) 내린 8185.2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44% 하락한 29만9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30만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5% 오른 22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는 최근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지는 차별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현재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6691조6092억원이다. 이중 삼성전자의 시총은 1750조9604억원, SK하이닉스가 1631조3757억원으로 두 종목의 시총은 3382조3361억원으로 코스피 시총의 50.55%를 차지하며 절반 이상을 두 종목이 점유하고 있다.

또한 지난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5% 급등한 8228.70포인트로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으나, 상승 종목 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75개에 불과한 반면 하락 종목 수는 826개에 달했다. 5월 중 코스피 상승일의 평균 상승 종목 수가 402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주도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매수세가 집중된 극단적인 차별화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주도주 집중 현상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순매수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의 목표주가가 대폭 상향되며 급등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강세 랠리가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일각에서는 특정 종목에만 거래대금이 몰리는 현상을 두고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비판을 제기하지만, 증시 역사상 버블 랠리 후반부에는 항상 이 같은 주도주 쏠림이 관찰됐다. 1929년 항공·전화·라디오 등 신기술 소비재 버블, 1972년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 장세,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에도 소수 주도 종목이 시장의 초과수익을 압도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과거의 사례를 돌아볼 때 주도주 쏠림은 단순한 투기적 과열이 아니라 당시 기준으로는 철저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당시의 주도주들은 미래 성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만 가졌던 것이 아니라, 현재의 반도체 기업들처럼 실제로 눈에 보이는 이익 성장 속도가 매우 빨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버블 막판으로 진입할수록 시장의 쏠림이 완화되기보다 오히려 더욱 강력하게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요한 점은 향후 이 쏠림 현상이 해소되기 시작할 때를 시장의 건전한 순환매나 온기 확산으로 오해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전체 시장의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버블 막판에 나타난 주도주 쏠림의 해소는 반가운 확산의 신호가 아니라 버블 붕괴의 전조 증상이었다"라며 "이번 AI 버블 랠리 역시 후반부로 갈수록 코스닥 내 성장주가 탈락하고 오직 확실한 주도주로만 쏠림이 심화된 이후, 해소 시점에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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