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보, 파산 저축은행 임원 퇴직연금 강제회수 성공

입력 2026-05-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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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5-2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전직 임원 상대 90억 손배 확정 뒤 퇴직연금 추심 나서
퇴직연금 시효 소멸되자 ‘신탁재산 반환’ 논리로 대응
“회수 경로 다양해졌다”⋯공적자금 회수 실무 변화 주목

(AI 생성)
(AI 생성)

예금보험공사가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파산한 삼화저축은행 전직 임원들의 미수령 퇴직연금을 강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퇴직연금 청구권 시효가 만료됐더라도 계좌에 남아 있는 자산 자체는 별도로 돌려받아야 한다는 새로운 법리를 인정한 첫 판례다. 향후 부실 금융회사 책임자들의 은닉 재산 환수와 공적자금 회수 패러다임을 바꿀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최근 삼화저축은행 전직 임원 3명의 퇴직연금을 추심하기 위해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약 1억6000만원을 회수하게 됐다.

삼화저축은행은 2011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과 대주주 불법대출 등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예보는 파산관재인 자격으로 부실 책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2015년 총 90억원가량의 배상 책임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실제 회수는 순탄치 않았다. 예보가 손해배상 채권을 집행하기 위해 이들이 NH투자증권에 보유한 퇴직연금 압류·추심에 나섰으나 소멸시효가 발목을 잡았다. 전직 임원 측은 “퇴직연금채권의 소멸시효인 5년이 지났고, 실질적 근로자 지위라 압류 대상도 아니다”라고 맞섰다.

1심 재판부 역시 퇴직 임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들이 2011년 퇴사했고 예보가 2022년에야 추심금을 요구한 만큼, 퇴직연금을 직접 청구할 권리는 시효가 지나 소멸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예보는 항소심에서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노선을 틀었다. 연금을 직접 청구할 권리는 사라졌을지라도, 계좌에 남은 돈은 신탁 종료 후 돌려받아야 하는 자산이라는 점을 파고들었다. 단순 연금채권이 아닌 ‘잔여신탁재산 반환채권’으로 접근해 우회 회수를 시도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예보의 이 같은 법리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퇴직연금채권은 시효가 지나 소멸했다고 보면서도, 퇴직연금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은 별도로 반환받을 수 있는 자산이라고 인정했다. 미수령 퇴직연금이 신탁재산 형태로 남아 있는 만큼, 예보가 채권자대위권을 통해 이를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공적자금 회수 실무에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시효가 지난 퇴직연금도 ‘잔여신탁재산 반환채권’ 형태로 우회 추심이 가능하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실 금융회사 임직원 등이 손해배상 청구를 피하기 위해 퇴직연금·신탁계좌 등에 자산을 장기간 묶어두는 편법을 썼으나, 앞으로는 이 같은 ‘꼼수’가 통하지 않게 됐다.

예보 관계자는 “부실 책임자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이 있었기 때문에 채권자대위권을 통해 회수가 가능했던 사안”이라며 “단순히 퇴직연금채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잔여신탁재산 반환채권까지 범위를 넓혀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례를 다른 파산재단에도 즉시 공유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부실 책임자 재산 조사 및 공적자금 회수 실무 전반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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