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로 롯데렌탈 매각이 무산된 가운데 VIP자산운용이 롯데렌탈 지분을 7.33%까지 확대하며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의 즉각적인 재개를 공식 요구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VIP자산운용은 장내매수를 통해 롯데렌탈의 지분을 6.20%에서 7.33%로 확대했다. VIP자산운용은 이번 추가 투자에 대해 "롯데렌탈의 압도적인 시장 지위와 장기적인 가치 개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주가는 회사의 본질적인 이익 창출력 대비 괴리가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롯데렌탈은 2021년 상장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020년 약 415억원에서 올해 경영계획 기준 약 1400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주가는 공모가 5만9000원의 절반 수준인 3만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VIP자산운용은 이를 업황 탓이 아닌 지배주주와 이사회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반영된 '지배구조 할인' 현상으로 진단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상장 이후 이익 체력과 사업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음에도 기업가치는 오히려 훼손됐다"며 "회사의 이익이 전체 주주를 위해 공정하게 사용될 것인지 신뢰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VIP자산운용은 이번에 무산된 롯데렌탈 매각 거래가 일반주주 보호 원칙을 철저히 외면한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2월 롯데렌탈 지분 56.2%를 대규모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동시에 같은 인수자를 대상으로 시가 수준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VIP자산운용은 "대주주가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사이 일반주주는 가치 희석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라며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15개월간의 심사 끝에 공정위는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반주주의 희생 가능성이 컸던 거래 구조가 멈춰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사회가 일반주주 가치 희석 가능성이 있는 구조를 함께 결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인캐피탈의 에코마케팅, 한앤컴퍼니의 SK디앤디, EQT파트너스의 더존비즈온 사례처럼 기업 매각 과정에서 일반주주를 대주주와 동등하게 보호하는 방식이 점차 시장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롯데렌탈 사례처럼 일반주주 희생 가능성이 큰 거래 구조는 앞으로 시장과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VIP운용은 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정상화를 위해 △총주주환원율 50% 이상 상향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약 4000억원 규모의 감액배당 재원 활용 등을 이사회에 공식 제안했다.
롯데렌탈은 2024년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총주주환원율 40% 이상을 공언했지만, 매각 추진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은 실행되지 못했고 실제 환원율은 34%에 그쳤다. VIP자산운용은 기존 약속을 조속히 이행하는 것은 물론, 목표 수준 자체를 5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가장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자사주 매입·소각은 단순한 주주환원을 넘어, 회사가 스스로의 가치를 믿고 주주를 보호할 의지가 있다는 강력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렌탈은 충분히 지금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회사"라며 "불필요한 대립보다는 시장과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가치를 함께 높여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어떤 의사결정이 이뤄지더라도 이사회는 전체 주주의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하며, VIP자산운용 역시 책임 있는 기관투자자로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