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코스닥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코스닥 시장에서는 연일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달 들어 14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매수 우위를 점했고, 이 기간 누적 2조621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598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이번 달 들어 하루 기준 가장 큰 순매수 규모로, 이날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16p(4.99%) 오른 1161.13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전날에 이어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올해 들어 8번째로 발동된 코스닥 매수 사이드카다.
이들의 자금은 주로 반도체와 로봇 업종으로 집중됐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을 살펴보면 반도체 설계 팹리스 기업 파두가 2910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레인보우로보틱스(1634억원)와 하나마이크론(1389억원)이 이었다.
이와 같은 외국인의 행보는 정부의 강력한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판매를 개시한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해 △코스닥 승강제 도입 △벤처펀드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활성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 등 다양한 코스닥 증시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국민성장펀드가 이날 출시됐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판매 시작 10분 만에 비대면 판매 한도가 소진됐고,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의 현장 판매 물량도 전부 팔렸다. 정부는 이렇게 조성된 150조원을 향후 5년 동안 첨단 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한 해 공급되는 30조원의 자금은 코스닥 시가총액의 4%,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의 3일치 정도의 규모로 직접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5년 고정 자금이라는 점과 모멘텀 추종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올해 10월 도입 예정인 코스닥 승강제도 시장 체질 개선의 신호탄으로 꼽힌다. 코스닥 승강제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으로 세분화해 관리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자생력이 부족한 부실기업(좀비 기업)의 퇴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부실기업이 걸러지면 코스닥 시장 전반의 수익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군에는 재무 건전성과 성장성 등을 갖춘 100개 이내의 우량 기업을 배치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의 중장기 자금이 유입될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며 "단순 시가총액과 거래량 등 양적 지표에서 재무실적, 지배구조 요건 등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지수와 차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 전체에 대한 추종보다는 인공지능(AI) 수혜 핵심 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 전략이 보다 유효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코스피 랠리 속도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나타나는 낙수효과와 코스닥 부양 정책에 따른 수급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