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가 장 초반 급등하고 있다. 대규모 실리콘커패시터 공급계약 체결로 인공지능(AI) 반도체 패키징 밸류체인 내 성장성이 부각된 가운데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르면서 투자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21일 오전 9시7분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13.10% 오른 1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장 초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단숨에 120만원선까지 올라섰다.
주가 강세의 직접적인 배경은 전날 공시한 실리콘커패시터 공급계약이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1조5570억원 규모의 실리콘커패시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1일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매출액의 13.8%에 해당한다.
실리콘커패시터는 반도체 박막 공정을 활용해 실리콘 웨이퍼 위에 만드는 수동소자다. 기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보다 얇게 만들 수 있고 고주파 노이즈 제거와 전원 안정화에 유리해 AI 가속기, 서버용 프로세서, 차세대 패키징 등 고성능 반도체 영역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칩과 가까운 위치에 배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력밀도가 높아지는 AI 반도체 설계에서 중요도가 높아지는 부품으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신규 매출 확보를 넘어 삼성전기의 사업 구조 변화 신호로도 해석된다. 실리콘커패시터는 생산을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는 팹리스형 사업 모델에 가깝기 때문에 기존 MLCC나 패키지기판 사업보다 설비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동시에 삼성전기가 보유한 MLCC,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실리콘커패시터를 결합하면 AI 서버 고객사에 전력·패키징 솔루션을 통합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실리콘커패시터가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금액 가운데 2027년 약 5000억~6000억원, 2028년 약 9000억원~1조원 안팎이 매출로 반영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고부가 제품 특성상 수익성도 기존 범용 MLCC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사 영업이익률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졌다. DB증권과 KB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각각 160만원으로 높였고, iM증권도 기존 11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상향했다. 실리콘커패시터 수주를 계기로 2027년 이후 이익 추정치가 올라가고, AI 반도체 패키징 밸류체인 내 삼성전기의 입지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주가 삼성전기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기는 MLCC 업황 회복과 FC-BGA 성장 기대를 중심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이번 계약으로 AI 가속기용 핵심 부품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공급계약 형태로 대규모 물량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실리콘커패시터 사업의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연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시장이 인지해왔던 캡티브 물량이 아닌 신규 글로벌 고객사로부터의 단일 대규모 수주인 점이 고무적”이라며 “이번 계약은 AI 서버 공급망 신규 진입을 확인시켜준 이벤트로 해당 레퍼런스를 기점으로 향후 추가 공급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