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FC 위민이 사상 첫 아시아 정상 도전에 나선다. 상대는 북한 여자축구 강호 내고향여자축구단이다.
수원FC 위민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2025-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는 KBS 1TV를 통해 생중계되며, 쿠팡플레이에서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이날 수원에는 비 예보가 있어 우중경기로 치러질 예정이다.
AWCL은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여자 클럽 대항전이다. 남자 축구에 AFC 챔피언스리그가 있다면, AWCL은 아시아 여자 클럽 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다. 시범 운영을 거쳐 정식 출범한 대회로, 이번 4강전은 수원에서 열린다.
이번 맞대결의 승자는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멜버른 시티 위민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준결승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대회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 우리 돈 약 15억원이다.
수원FC 위민은 2024시즌 WK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수원FC 위민은 구단과 WK리그 역사상 첫 AWCL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에는 인천현대제철이 4강까지 올랐지만 멜버른 시티 위민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상대 내고향여자축구단은 북한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북한 스포츠용품 회사 ‘내고향’이 2012년 창단한 팀으로, 북한 여자 1부 리그 격인 축구련맹전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두 팀은 이미 한 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은 AFC 주관 클럽대항전 남북 구단 사상 첫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결과는 수원FC 위민의 0-3 패배였다. 이번 4강전은 수원FC 위민 입장에서는 안방에서 설욕할 기회다.
수원FC 위민은 조별리그 당시와 비교해 전력이 달라졌다. 새 시즌을 앞두고 지소연, 김혜리, 최유리 등 국가대표급 베테랑 자원을 영입하며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을 보강했다.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은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우한 장다를 꺾을 정도로 전력이 좋아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를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양 팀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내고향여자축구단 주장 김경영은 인민과 가족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FC 위민의 지소연도 북한 팀의 거친 경기 스타일을 언급하며 물러서지 않겠다고 맞섰다.
박길영 감독 역시 조별리그 맞대결 당시 양 팀이 전술과 전략 이상의 강한 분위기 속에서 부딪혔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경기가 수원FC 위민의 홈에서 열리는 만큼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상대가 강팀인 것은 사실이라며, 수원FC 위민만의 축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 외적인 관심도 크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아 공식 스포츠 일정에 참가하는 것은 2018년 말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이후 처음이다. 북한 성인 여자 스포츠 구단의 방남은 이번 내고향여자축구단 사례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경기를 계기로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을 함께 응원하는 공동응원단을 꾸렸다. 다만 수원FC 위민 입장에서는 홈경기임에도 응원 분위기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경기지만, 공동응원단이 양 팀을 함께 응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리유일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은 자신들은 경기하러 온 것이라며 응원단 문제는 선수들이 생각할 문제가 아니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길영 감독도 뉴스 등 여러 관심이 내고향 쪽에 많이 쏠려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수들에게 축구에만 집중하자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숙소 문제도 경기 전 변수로 거론됐다. 애초 AFC는 4강에서 맞붙는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 위민을 같은 호텔에 배정했지만, 내고향여자축구단 측이 투숙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수원FC 위민이 다른 숙소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수원FC 위민은 첫 결승 진출과 우승 도전을 향해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소연은 상대가 강한 팀이지만 적극성과 간절함에서 앞선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번 경기로 여자축구가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며, 승리한다면 팀이 상승세를 타고 우승까지도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4강전, 그리고 23일 열리는 결승전을 현장에서 관람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AFC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 한국 팀이 준결승에 오른 점을 고려해 주무 부처 장관 참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