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잔뜩 넘긴 통장 내역, '이것'까지 털린다

입력 2026-05-1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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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사진을 전송하며 금융 상담을 요청하는 모습. (사진=AI 생성)
▲통장 사진을 전송하며 금융 상담을 요청하는 모습. (사진=AI 생성)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무료 재테크 상담이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가운데 무심코 업로드한 금융 데이터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과 초정밀 피싱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언론 CNN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명 인플루언서 멜 로빈스가 "AI에 은행 거래내역·부채·수입 정보를 올려 돈 관리를 받아보라"는 프롬프트를 소개했다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로빈스는 "개인정보는 반드시 삭제하라"는 문구를 뒤늦게 추가했으나, 이번 사건은 AI 자산 관리가 가진 프라이버시 침해 리스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내 손안의 AI 비서, 데이터 자산 삼키는 '블랙홀' 될 수도

▲재테크 상담을 받는 모습을 구현한 이미지. (AI 기반 편집 이미지)
▲재테크 상담을 받는 모습을 구현한 이미지. (AI 기반 편집 이미지)

최근 프라이빗 뱅커(PB) 상담 대신 챗GPTㆍ코파일럿ㆍ클로드 등을 '무료 재무 설계사'로 활용하는 젊은 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월급 관리법", "빚 줄이는 순서", "ETF 포트폴리오"를 묻는 수준을 넘어 실제 금융 명세서를 그대로 입력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러나 보안 전문가들은 은행 명세서, 세금 신고서, 카드 사용 내역 등을 AI에 그대로 업로드할 경우 이름과 계좌번호는 물론, 상세한 소비 패턴과 근무지 정보까지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생성형 AI는 입력된 데이터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특성이 있어, 사용자의 단순한 '대화 흔적'이 AI의 데이터 자산으로 반영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AI 업계에서는 "AI가 내 정보를 어디까지 기억하느냐"를 둘러싼 프라이버시 논란이 뜨겁다. 일부 서비스가 사용자의 취향과 대화 습관을 장기 저장하는 '메모리 기능'을 강화하는 반면, 메타(Meta) 등 일부 기업은 대화 흔적을 남기지 않는 채팅 기능을 선보이며 정반대의 프라이버시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결제 날짜·금액까지 복제...'초정밀 피싱' 부르는 데이터 유출

(AI 기반 편집 이미지)
(AI 기반 편집 이미지)

단순히 정보가 노출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출된 금융 데이터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보안 전문가들은 AI에 카드 명세서 등이 유출될 경우, 범죄자가 이를 토대로 맞춤형 '초정밀 피싱'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가맹점에서 결제한 실제 날짜와 금액을 확보한 공격자가 "최근 해당 매장에서 결제 오류가 발생했으니 재결제가 필요하다"는 식의 문자나 이메일을 보낸다면 피해자로서는 의심 없이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AI가 기억한 나의 금융 일상이 자산 탈취나 명의 도용이라는 위협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똑똑한' AI 자산 관리를 위한 필수 보안 가이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고 해서 편리한 AI 재테크 기술을 무조건 멀리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AI를 유용한 금융 도구로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 몇 가지 기본적인 보안 습관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 명세서 이미지를 그대로 올리기보다는 텍스트로 변환해 계좌번호ㆍ이름ㆍ주소ㆍ거래 날짜ㆍ상호 등 식별 가능한 정보를 완벽히 가려야 한다.

둘째, 가장 안전한 방법은 명세서 자체를 공유하지 않고 "식비 70만원, 월세 100만원, 저축 50만원"과 같이 익명화된 범주형 숫자만 프롬프트에 입력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당 AI 서비스의 설정 메뉴를 확인하여 내가 입력한 데이터가 모델 학습에 활용되지 않도록 '학습 데이터 활용 거부(Opt-out)' 설정을 활성화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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