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식상 서울이 새 무대”…월가, 삼성·SK하닉 넘어 ‘숨은 한국주’ 찾기 열풍

입력 2026-05-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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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열풍에 한국 증시 재조명
월가 헤지펀드들, 저평가된 지주사 주목
미 증시 고평가 부담에 대체 투자처로 부상
외국인 접근성 개선…한국시장 문턱 낮아져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월가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관련 기업과 지주사까지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서 최근 열린 ‘손(Sohn) 인베스트먼트 콘퍼런스’에서는 한국 증시가 주요 투자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다. 이 행사는 신생 헤지펀드부터 대형 운용사 관계자들까지 참가하는 콘퍼런스로 유망 투자처들을 소개한다.

행사에 참여한 파텐트파트너스의 에두아르도 마르케스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투자 기회는 한국 증시에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1년간 코스피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세 배 상승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두 회사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약 6배 수준으로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9배)보다 낮은 상황이다.

다만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단순 반도체 기업보다 SK스퀘어와 삼성생명 같은 관련 지주·투자회사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이 보유 지분 가치 대비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르케스는 “한국의 재벌 구조 특성상 지분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지만 최근 한국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으로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헤지펀드 플레전트레이크파트너스의 조너선 레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가 총 400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할 수 있다”면서 “이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몇%에 해당하는 수준이라 한국 소비시장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이 4월 출시한 메모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약 한 달 만에 60억달러가 유입됐는데,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가 최근 한국거래소 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한층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미국 증시 고평가가 장기화하며 투자 부담이 커지자 한국 증시가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르케스는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고평가된 수준”이라며 “이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반면 손콘퍼런스에서 일본증시는 거의 화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다음 달 서울에서 ‘북동아시아 포럼’을 새로 개최할 예정이지만 기존 운영하던 ‘재팬 포럼’은 축소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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