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깨 통증의 경고 ‘충돌증후군’, 방치하면 ‘힘줄 파열’로 이어진다

입력 2026-05-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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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들어 올릴 때 ‘드득’ 소리 난다면 주의... 직업적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이 원인

▲전진호 순천 척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전진호 순천 척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일상생활에서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 속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나 ‘드득’ 하는 마찰음 및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이는 우리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 수 있다. 단순한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치부하기 쉬운 이 증상은 사실 어깨 힘줄이 파열되기 전 단계인 ‘어깨충돌증후군’의 전형적인 신호이기 때문이다.

어깨충돌증후군과 회전근개 파열은 별개의 질환이 아니라 하나의 선상에 있는 진행성 질환이다. 어깨 관절의 지붕 역할을 하는 뼈인 ‘견봉’과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인 ‘회전근개’ 사이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마찰이 발생하는 것이 ‘충돌증후군’이다.

마치 좁은 틈새에 낀 밧줄을 계속 당기면 결국 해지고 끊어지듯, 반복적인 마찰은 힘줄에 염증과 부종을 일으킨다. 이를 방치하면 힘줄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는 섬유화 단계를 거쳐, 결국 힘줄이 완전히 찢어지는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진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파열된 힘줄을 오래 방치하면 어깨 근육이 지방으로 변성되거나, 힘줄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나중에는 수술하고 싶어도 봉합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조기 진단’이 곧 ‘수술을 피하는 유일한 길’인 이유다.

어깨 질환은 더 이상 노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에는 배드민턴, 테니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어깨 사용이 많은 운동을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직업적 환경에 따른 발병 위험도 높다. 도장공이나 인테리어 작업자처럼 팔을 머리 위로 장시간 들고 일하는 ‘상향 작업자’,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택배 및 물류 종사자, 그리고 수십 년간 가사 노동을 이어온 주부들은 어깨 관절에 지속적인 부하가 가해지는 고위험군에 속한다. 미용사나 교사처럼 팔을 일정 높이로 들고 고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직업군 역시 만성적인 어깨 마찰로 인한 힘줄 손상에 취약하다.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자가 진단을 멈추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X-ray로 견봉 아래에 뼈가 가시처럼 자라난 ‘골극’이 있는지 확인한다. 특히 MRI는 힘줄의 완전 파열 여부뿐만 아니라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단계인지, 혹은 수술적 봉합이 시급한 상황인지를 판가름하는 가장 확실한 지표가 된다.

초기 충돌증후군이나 부분 파열 단계에서 병원을 찾으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약물치료, 물리치료(도수치료)와 더불어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돕는 체외충격파, 주사치료(증식치료 등)를 통해 통증을 잡고 기능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치료 시기를 놓쳐 힘줄이 전층 파열되면 ‘관절경 봉합술’이 유일한 해결책이 된다. 최근에는 수술 기법의 발달로 최소 절개를 통해 힘줄과 뼈의 접촉 면적을 극대화한 ‘브릿지 이중 봉합술’등을 통해 재파열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회복이 빨라졌다. 그러나, 수술 후 수개월의 재활 기간이 필요한 만큼 환자가 느끼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어깨 건강을 지키는 핵심은 견봉 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구부정한 자세나 라운드 숄더는 어깨 공간을 좁게 만들어 마찰을 가속화하므로 가슴을 펴는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평소 밴드 등을 활용한 회전근개 강화 운동은 힘줄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어깨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구조 신호’다.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조금이라도 이상 신호가 느껴진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자. 조기 진단이야말로 수술 대신 일상의 활력을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경제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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