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뇌종양, 노화 증상과 구분해야 [e건강~쏙]

입력 2026-05-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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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뇌종양은 기억력 저하, 의욕 저하, 움직임 둔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은 노화에 따른 변화로 넘겨짚기 쉽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인지기능이 악화하거나, 이전과 다른 성격 변화가 뚜렷하거나, 보행 장애·언어 장애·한쪽 팔다리 힘 빠짐·경련이 나타나면 반드시 뇌 영상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종양은 뇌나 그 주변 조직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통칭한다. 대표적으로 뇌 자체의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교모세포종, 뇌를 싸고 있는 막에서 생기는 뇌수막종, 뇌신경에서 발생하는 신경초종, 전이성 뇌종양 등이 있다. 특히 전두엽 주변에 생긴 수막종은 두통보다 무기력, 성격 변화, 실행기능 저하처럼 치매와 비슷한 양상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전이성 뇌종양도 고령에서 흔히 접하는 뇌종양이다. 폐암, 유방암, 대장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이 뇌로 전이된 전이성 뇌종양 역시 고령층에서 흔한 유형이다.

실제로 국내 악성 뇌종양은 50대부터 60대 연령층에서 많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해 발생한 악성 뇌종양 환자는 총 1만265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연령대는 남성과 여성에서 모두 60~69세(2649명)로 나타났다. 이어 50~59세(2277명)와 40~49세(1828명), 70~79세(1719명)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고령 뇌종양은 전형적이지 않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젊은 환자에서는 두통, 구토, 경련, 마비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두통보다 기억력 저하, 성격 변화, 판단력 저하, 말수가 줄어듦, 보행이 느려짐, 의욕 저하 같은 인지기능 및 행동 변화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이 ‘치매가 시작된 것 같다’라거나 ‘갑자기 사람이 달라졌다’라는 이유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다가 전두엽 또는 측두엽 종양, 뇌수막종, 전이성 뇌종양 등을 발견하는 사례도 있다.

양승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마나이프센터장(신경외과 교수)은 “고령 뇌종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나이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라며 “같은 80세라도 어떤 환자는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수술을 충분히 견딜 수 있지만, 어떤 환자는 작은 치료에도 큰 부담을 받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물학적 나이, 동반 질환, 복용 약물, 인지기능, 보행 능력, 영양 상태, 환자와 가족의 치료 목표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뇌종양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종양의 위치와 환자의 신경 기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상 뇌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종양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수술 현미경, 신경내비게이션, 기능적 뇌지도, 수술 중 신경감시, 각성 뇌수술 등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더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특히 언어, 운동, 기억과 관련된 부위에 가까운 종양에서는 기능 보존을 위한 계획이 매우 중요하다.

수술 부담이 크거나 종양의 위치상 개두수술이 위험한 경우 ‘감마나이프 수술’과 같은 정위방사선수술이 대안으로 고려된다. 감마나이프 수술은 전신마취나 피부 절개 없이 고에너지 감마선을 병소에 집중시키는 비침습적 치료법으로, 수막종, 신경초종, 전이성 뇌종양, 일부 혈관질환 등에 적용된다.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병소를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고, 당일 또는 짧은 입원으로 일상 복귀가 빠르다.

양 교수는 “고령 뇌종양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가능한 한 오래 좋은 기능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도록 치료 효과와 치료 부담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술, 감마나이프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경과 관찰은 서로 경쟁하는 방법이 아니라 환자에게 맞게 조합할 수 있는 선택지”라며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반대로 모든 환자에게 같은 강도의 치료를 적용해서도 안 되며 종양의 특성, 환자의 전신 상태, 인지기능과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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