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덮친 ‘경영쇼크’…기업 목소리는 멈췄다 [위기의 기업, 길 잃은 목소리]

입력 2026-05-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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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5-03 18:36)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경제단체 3개월째 침묵
연쇄파업·성과급 소송·노봉법 등
상의·경총, 공개 입장표명 없어
기업 경영 ‘예측 불확실성’ 확대
업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성과급 소송과 파업, 노동 입법, 지배구조 규제가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지만 기업의 목소리는 석 달째 사실상 사라졌다. 노조와 정치권이 공세 수위를 높이는 사이 이를 조율하고 대응해야 할 경제단체는 침묵에 가까운 모습이다. 판결과 입법이 동시에 기업 경영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는 “어디에 맞춰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혼란에 빠졌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예측 불가능성’이다. 성과급의 임금성 판단을 둘러싼 법원 판결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시행과 상법 개정 논의까지 겹치며 경영 환경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산업계 의견을 집약해 전달할 창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최근 3개월 간 주요 노동·입법 현안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대한상의가 발표한 고액 자산가 해외 유출 자산현황 보도자료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지적한 이후부터다.

그 사이 현장에서는 갈등이 빠르게 증폭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에서는 성과급의 통상임금 여부를 둘러싼 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노조는 이를 임금 체계 전반의 문제로 확장하고 있다. 춘투(春鬪)를 앞두고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협상 역시 한층 거칠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법 판단의 혼선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현대해상의 경영성과급에 대해 지급 시기와 규모가 사전에 확정되지 않았고 사용자 재량이 크다는 점을 들어 통상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1·2심은 정기적 지급 관행을 근거로 임금성을 인정했다. 하급심과 대법원 판단이 엇갈리면서 기업들은 판례의 방향성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서도 유사 소송이 이어지며 기업들은 판결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한 대기업 인사 담당 임원은 “노조는 일부 판결을 근거로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기업을 대표해 균형 잡힌 목소리를 낼 곳이 없다”며 “각 회사가 개별적으로 대응하면서 혼선이 더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입법 리스크도 동시에 확대되는 모양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넓히고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업들은 노사 분쟁 비용 구조 자체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상법 개정안 역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되면서 경영 판단에 대한 소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단체의 역할 복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반대 성명이 아니라 데이터와 근거를 갖춘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외 경제단체들은 산업 데이터와 고용 영향을 근거로 정부를 설득한다”면서 “국내도 정교한 수치와 대안을 중심으로 정책 대응 체계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지금과 같은 ‘침묵 상태’가 길어질수록 기업 현장의 혼란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판결과 입법이 동시에 밀려오는 상황에서 산업계의 집단적 대응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제단체가 데이터를 모아 정부와 협상하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각자 로펌에 의존하는 상태”라며 “사회적 비용만 비효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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