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느니 자녀에 넘긴다⋯아파트 등 증여 3년4개월 만 최대 [양도세 D-7, 시장의 선택②]

입력 2026-05-0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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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증여 1980건⋯전월 대비 47% 급증
임차인 낀 부담부 증여·저가 직거래도 늘어

▲서울 아파트 전경.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서울 아파트 전경. 고이란 기자 photoeran@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 등 집합건물 증여가 급증했다. 월 기준으로는 약 3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매도 대신 자녀에게 집을 넘기거나, 가족 간 저가 양도를 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증여 등기 건수는 1980건으로 집계됐다. 3월(1345건) 대비 47.2% 증가한 수치다. 이는 증여취득세 과세 기준이 ‘시가인정액’으로 바뀌기 직전 수요가 몰렸던 2022년 12월(2384건) 이후 최대다.

전국 기준 역시 5560건으로 늘어나 같은 시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단순 증여 외에도 임차인을 끼고 넘기는 부담부 증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보면 송파구가 161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월(82건) 대비 약 두 배 수준이다. △양천구 135건 △노원구 118건 △서초구 115건 △용산구 106건 △강남구·동작구 각 104건 △광진구 10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증가율은 용산구가 전월 대비 95.3%로 가장 컸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증여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 증여는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되고 부담부 증여는 허가 대상이지만 행정 절차 시차로 계약과 신고가 선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4월 계약분이 이후 등기로 이어지며 통계상으로는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여와 함께 직거래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직거래 건수는 2월 109건에서 3월 185건으로 늘었다. 4월은 신고 기한이 남았음에도 이미 234건을 기록해 전월을 넘어섰다.

4월 신고 기준 전체 거래 4544건 가운데 직거래 비중은 5.15%였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15.8%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 7.8%, 영등포구와 광진구 각각 7.3%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직거래 증가분 중 일부가 특수관계인 간 저가 양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행 세법은 최근 3개월 내 실거래가 대비 30% 또는 3억원 중 작은 금액 범위 내에서 가격을 낮춰 거래할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처럼 자녀 증여나 직거래가 늘어나는 건 ‘집을 팔면 다시 같은 집을 살 수 없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급매가 쏟아지면서 고가 주택들의 시세가 낮아진 것도 기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편법증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증여가 전년 대비 94.4% 증가했다고 언급하며 “혹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증여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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