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교차가 큰 요즘입니다.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오르다가도 해가 진 후엔 10도 아래로 뚝 떨어져 쌀쌀한 날을 보이는데요. 본격적인 여름은 아직이지만 트렌드는 이미 한발 앞서 여름으로 넘어간 모습입니다.
언제나 시즌을 앞서가는 패션이나 뷰티 시장은 당연한 이야깁니다. 지난해 여름 다시 떠오른 카프리 팬츠는 올해 여름엔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 무신사에서 카프리 팬츠 검색량(1월 1일~3월 31일)은 전년 대비 560% 늘었고, 지그재그에서는 카프리 팬츠 거래액(2월 1일~3월 31일)이 전년 대비 89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J올리브영은 뜨거운 여름을 대비해 서바이벌 뷰티 캠페인을 진행하죠.
식품업계도 빠질 수 없습니다. 더위를 쫓을 아이스 음료부터 여름철 대표 간식 빙수를 활용한 신제품을 일찌감치 출시하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특히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제품은 판매 개시와 동시에 품절을 기록하는 등 벌써 뜨거운 경쟁이 막을 올린 분위깁니다.

30일 메가MGC커피는 여름 시즌 신메뉴 9종을 출시했습니다. '꿀수박주스', '파인망고코코 스무디', '엠지씨네 통쏘시지 김볶밥' 등 과일음료, 간편식 등으로 구성됐죠.
그러나 주인공(?)은 따로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큰 인기를 끈 컵빙수가 돌아온 건데요. 화려한 비주얼과 가성비로 지난해 여름을 휩쓴 메뉴입니다.
지난해 메가베리 아사이볼로 시작된 컵디저트는 1인 컵빙수인 '팥빙 젤라또 파르페'와 '망빙 젤라또 파르페' 등 1인 컵빙수로 이어졌는데요. 출시 한 달 만에 120만 개 이상 팔렸고 누적으로는 900만 개가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인기가 뜨겁다 보니 "타사 컵빙수가 더 맛있으니 메가커피에 오지 마라"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읍소까지 온라인상에 이어질 정도였죠.
이는 웹예능 '워크맨' 메가MGC커피 편에서도 '직원들이 만들기 매우 힘든 메뉴'로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시 아르바이트 체험에 나선 가수 딘딘은 "다 빙수만 시킨다"며 절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란이라고 했을 때 알바생들 진짜 열받았겠다"고 토로했죠. 급기야 "재료 소진이라고 하면 안 되냐"고 호소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번에 돌아온 컵빙 라인업은 '팥빙 젤라또 파르페'에 '말차 젤라또 팥빙 파르페' 두 종류인데요. 지난해 유행하면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말차 트렌드를 반영해 말차 컵빙수를 추가했습니다. 두 종류 모두 가격은 4400원이죠.
출시와 동시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등장했는데요. 25% 할인까지 적용되면서 입소문이 나 이날 오전 두 종류 모두 품절을 기록했습니다.

지난여름에도 메가MGC커피를 필두로 경쟁이 뜨거웠던 바 있지만, 올해는 한층 더 치열한 '빙수 대전'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지난해 컵빙수 경쟁이 저가 커피 전문점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올해는 중대형 브랜드까지 참전했기 때문이죠.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백억커피도 이날 빙수와 컵빙수 신메뉴를 출시했습니다. 요거트 베이스 얼음 위에 자몽과 망고를 더한 '자망추 요거트 컵빙수', 국내산 통팥을 올린 '밀크 팥 컵빙수'는 휴대성과 간편함을 강화했습니다.
투썸플레이스도 '흑임자 팥 빙수', '애플망고 빙수', '우리 팥 빙수' 등 빙수 신제품 3종을 선보였고요. 이디야커피도 이날부터 '접시빙수' 3종과 함께 '컵팥절빙', '컵망코빙', '컵두초빙' 등 컵빙수 3종을 전국 매장에서 출시합니다. 노티드는 1일 '통통 단팥 우유 컵빙수' 등을 출시할 예정이죠. 하프커피는 '인절미 컵빙수', '말차 컵빙수', '자몽 요거트 컵빙수' 등 3종을 새롭게 내놓습니다.
발 빠르게 나선 곳도 숱합니다. 파리바게뜨는 15일 딸기와 인절미를 활용한 빙수 신제품 2종을 출시했습니다. 딸기를 활용한 '베리밤 팥빙수'에 인절미 맛 쉐이크에 톡톡 씹히는 볶음 현미 토핑이 포인트인 '인절미 컵빙수'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빽다방은 17일 시즌 한정 '통단팥 메뉴' 3종을 출시했는데요. '통단팥쉐이크', '통단팥율무쉐이크', '통단팥컵빙' 등 3종으로 구성됐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도 24일 컵빙수 스타일의 신규 음료를 내놨습니다. '레드빈 빙수 블렌디드'와 '애플망고 빙수 블렌디드'는 화려한 비주얼로 이목을 끌었는데요. '레드빈 빙수 블렌디드'는 통팥과 우유 빙수 베이스 위에 그래놀라·시리얼, 찹쌀떡, 인절미 크림과 콩고물 파우더를 층층이 쌓아 올린 게 특징입니다. '애플망고 빙수 블렌디드'는 애플망고에 우유 빙수와 그래놀라·시리얼, 나타 드 코코, 요거트 크림 등을 더하면서 상큼한 맛을 자랑하죠. 스타벅스 코리아가 컵빙수 메뉴를 선보이는 건 국내 진출 이후 처음입니다.
이외에도 디저트39, 카페일리터도 각각 '우베 컵빙수'와 '양쯔깐루 컵빙수', '팥절미컵빙수'와 '망고치즈컵빙수'를 출시하는 등 컵빙수가 꾸준히 등장하는 중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해 여름보다 빙수 메뉴가 좀 더 일찍 소비자 곁을 찾아왔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5월 1일 여름 한정 빙수 메뉴를 선보인 이디야커피는 올해엔 4월 말 이를 출시했고요. 파리바게뜨는 지난해엔 5월 1일 빙수 관련 메뉴를 출시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약 2주 앞선 시점에 신메뉴를 공개했습니다.
빽다방은 약 3개월가량 출시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지난해 7월 중순 단팥을 활용한 쉐이크와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는데, 이달 중순 시즌 한정 메뉴를 출시했죠.
이 같은 흐름엔 이상기후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19일엔 서울 기온이 29.4도까지 치솟으면서 4월 중순으로는 관측 이래 가장 더웠는데요. 다음 달에도 더운 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상청 3개월 전망에 따르면 5월과 6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50%, 7월은 60%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올해는 5월부터 뜨겁고, 한여름에는 더위가 더 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무더위엔 빙수 같은 시즌 메뉴에 대한 관심도 폭증하기 마련입니다. 지난해 컵빙수가 폭발적인 판매량까지 기록하며 흥행한 만큼, 평년보다 이르게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초기 수요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죠.
마침 빙수는 객단가가 비교적 높기도 합니다. 아메리카노 등 음료보다 디저트 성격이 강한 만큼 보다 높은 가격대로 출시할 수 있죠. 팥부터 인절미, 말차, 망고, 그래놀라 등 토핑으로 올릴 수 있는 요소도 다양해 메뉴 차별화도 용이하고요. 화려한 비주얼과 다채로운 맛으로 SNS를 통한 입소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1인 빙수, 컵빙수는 여러 명이 함께 먹는 기존 빙수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까지 자랑하는데요.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데다 휴대성과 접근성까지 갖추면서 소비 장벽을 낮춘 점이 특징입니다.
이번 '빙수 대전'의 승부는 단순히 맛이나 가격만으로 갈리진 않을 전망입니다. 화제성 선점과 실제 구매 전환 여부 역시 승부를 가를 요소로 보이는데요. 계절보다 한발 앞서 움직인 이 경쟁에서 과연 어떤 빙수가 올여름의 주인공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