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한전기술 사장 "원전계 엔비디아로 도약⋯독자 SMR '반디'로 승부"

입력 2026-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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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독자 SMR '반디' 공개…한화오션·베트남과 해양 원전 시장 정조준
해상풍력 EPC 잇단 수주 성과…완도 금일 이어 6월 전북 서남해권 공략
'억대 연봉' 베테랑 영입 및 AI 설계 혁신…원전 설계비 단가 현실화 역설

▲김태균 한국전력기술 사장(가운데)이 27일 경북 김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독자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SMR) '반디(BAND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전력기술)
▲김태균 한국전력기술 사장(가운데)이 27일 경북 김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독자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SMR) '반디(BAND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전력기술)

"한국전력기술(이하 한전기술)을 원자력계의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팹리스(설계 특화) 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종속에서 완전히 벗어난 100% 독자 소형모듈원전(SMR) '반디(BANDI)'를 앞세워 글로벌 해양 원전 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김태균 한전기술 사장은 27일 경북 김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단순한 발전사 설계 용역업체를 넘어 독자적인 지식재산권(IP)과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표준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정부 주도의 육상용 혁신형 SMR(170MW급)과 별개로 한전기술이 독자 개발 중인 해양·선박용 SMR ‘반디’는 30~60MW급의 소형 블록형 원자로다. 가로·세로 6m 크기로 땅속이나 선박 내부에 쉽게 탑재할 수 있어 안전성과 유지보수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한국 원전은 세계 톱클래스의 시공·설계 능력을 갖췄음에도 원천 기술 측면에서는 웨스팅하우스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김 사장은 "설계 기술은 100% 자립했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온전한 우리만의 원천 IP 확보가 절실했다"며 반디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전기술은 최근 한화오션 최고 경영진과 직접 만나 SMR 탑재 선박(쇄빙선 등) 공동 개발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한 전력망이 취약한 베트남의 통신기업 '비엣텔'과도 SMR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10년 뒤면 반디를 장착한 선박들이 전 세계 바다를 누비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래 신성장 동력인 '해상풍력' 분야로의 업역 다변화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전기술은 과거 화력·액화천연가스(LNG) 설비에 집중하던 엔지니어들을 해상풍력 설계 및 EPC(설계·조달·시공) 분야로 대거 전진 배치했다.

김 사장은 "기존 LNG 설계 실력과 노하우를 접목해 해상풍력 시장에 과감히 도전했다"며 "최근 100MW, 400MW 사업에 이어 현대건설과 함께 완도 금일 600MW 해상풍력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올해 6월 전북 서남해권 800MW급 사업도 유력하게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수년 내에 명실상부한 글로벌 해상풍력 설계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축은 '설계 품질'과 '우수 인재 확보'다. 탈원전 시기를 거치며 약화된 인력 풀을 재건하기 위해 신입사원 채용을 예년의 3배 수준으로 늘렸다. 특히 공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은퇴한 베테랑 설계 인력을 '억대 연봉'을 주며 파격적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여기에 최신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엔지니어링 혁신을 꾀하고 있다. 한전기술이 자체 개발한 AI 시스템 '넥사(NEXA)'는 현재 해외 인허가 보고서 번역과 설계도 검증에 투입되고 있다. 나아가 3년 뒤에는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수십만 가지 경우의 수를 계산해 최적의 원전 배치 설계도를 자동 생성하는 '생성형 AI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엔지니어링(설계) 산업에 대한 정당한 가치 평가를 역설했다. 그는 "현재 전체 원전 사업비에서 설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창의적이고 우수한 설계는 뒷단의 구매, 시공, 운영 단계에서 막대한 비용 절감과 안전성 향상을 가져온다"며 설계비 단가 현실화를 주장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우리 직원들이 수십 년간 수동적인 용역사라는 인식 속에서 피로감을 느껴왔지만, 이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자력계의 팹리스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팀 코리아의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우리의 압도적인 설계 실력을 무기로 독자적인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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