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90% 넘어도… 상법 개정에 '공개매수 후 상폐' 난제

입력 2026-04-28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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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T파트너스, 더존비즈온 지분 94% 확보
포괄적 주식 교환 통해 완전 자회사화 추진
상폐까지는 금감원 심사 변수
에코마케팅은 주식 교환에 제동 걸려

최근 공개매수로 9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고도 이후 상장폐지 절차 과정이 금융감독 당국의 제동에 걸린는 사례가 많아졌다. 더존비즈온 공개매수로 지분을 90% 넘게 확보한 스웨덴계 사모펀드(PEF)인 EQT파트너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잔여 주식을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확보할 예정인데, 올해 들어 강해진 상법 개정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EQT는 이달 22일까지 진행한 더존비즈온 공개매수를 통해 보통주 121만3466주를 취득했다. 이번 공개매수로 EQT의 더존비즈온 보통주 지분은 86.5%로 상승했으며, 발행주식 총수에서 자기주식 235만4110주를 제외하면 총 주식 보유 비율은 94.0%에 달한다. EQT는 향후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지분 100%를 확보한 뒤 자발적 상장폐지를 단행할 계획이다.

다만, 최종 상장폐지까지의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엄격한 심사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법무부는 올해 2월 상법상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며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설치와 외부 전문가 검토, 주주에 대한 충실한 정보 제공 등을 명시했다.

실제로 이마트와 신세계푸드가 추진 중인 포괄적 주식 교환은 금감원으로부터 소명 부족을 이유로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으며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이익뿐 아니라 일반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했는지 증명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EQT는 더존비즈온 2차 공개매수 당시 이사회의 의견표명서를 제출하며 법적 당위성 확보에 공을 들였다. 더존비즈온 이사회는 이번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개정 상법상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다하기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강구했다고 강조했다.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거래 목적의 정당성과 절차의 적절성을 면밀히 검토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이사회는 객관적인 판단 근거 마련을 위해 독립적 자문기관으로부터 주식가치 산정 자문을 받았으며,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이 합리적 수준임을 공식화했다. 해당 가격이 전 최대주주와의 주식매매계약 단가 및 1차 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하게 책정됨으로써 경영권 프리미엄이 모든 주주에게 공평하게 배분되는 조건을 충족했다는 설명이다. 시가 대비 약 25%에서 32% 수준의 할증률을 적용해 소수 주주들에게 공정하고 유리한 회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베인캐피탈이 추진 중인 에코마케팅의 상장폐지 절차 역시 당국의 현미경 검증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베인캐피탈은 세 번의 공개매수와 장내매수를 통해 에코마케팅 보유 지분을 93.9%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이달 13일 베인캐피탈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에코마케팅 잔여 지분을 모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이달 22일 금감원은 해당 신고서 내용 중 중요사항 누락 등을 이유로 정정 명령을 내리며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의 정정 명령은 베인캐피탈이 제출한 공시 내용 중 특별위원회 관련 정보가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베인캐피탈 측은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해당 위원회가 거래 목적의 정당성 등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밝혔으나, 위원회 구성 방식과 외부 전문가 선임 절차 등에 대한 상세 내용이 부족하다고 지적을 받았다.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이사회가 기울인 노력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상법 개정 가이드라인 배포 이후 시장 관행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분석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80% 초반의 지분만 확보해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상장폐지에 큰 법적 이슈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현재는 지분이 90%를 상회하더라도 일반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이사회의 실질적 행위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절차 진행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배주주의 독단적 결정이 아닌,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상장폐지 딜의 필수 성공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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