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긴장 고조…“결렬 시 즉각 공습 재개”
이란 내에선 “재공습 명분 쌓기” 의심 확산
이란 내부 온건·강경파 갈등은 협상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연장 가능성을 일축하며 ‘최후 협상 시한’을 못 박았다. 파키스탄에서 열릴 예정인 미·이란 협상이 결렬될 경우 즉각 공습 재개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중동 정세가 전면전 재개와 종전의 갈림길에 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21일 파키스탄에서 이란과 평화협상이 진행될 것이다. 휴전 종료 시점은 워싱턴 D.C. 시간으로 22일 수요일 오후”라며 “연장 가능성은 매우 작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애초 미국과 이란의 휴전 기한은 21일까지인데, 시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하루 늘려 휴전 기간을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이 성공적이지 않으면 이란에 대한 공습이 곧장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합의를 서두르기 위해 나쁜 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에 이르기 위한 시간은 충분할 것으로 보이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분명 즉각 공격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면서 이란 지도부를 향해 협상 타결을 종용했다. 그는 “미군의 해상봉쇄는 합의 체결 전까지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새 지도부가 현명하다면 이란은 위대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란이 미국과 합의에 성공하면 전후 이란 재건을 위한 경제적 지원에 나설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협상과 관련해 이란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공습을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정성 없는 협상 태도를 보이고 진행 상황을 오락가락하게 설명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에 향하고 있으며, 곧 도착할 것”이라 말했지만, 이후 외신에서는 밴스 부통령이 아직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란 내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 온건파와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 사이에 갈등이 이란의 협상 전략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파 쪽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결정하는 등 여전히 힘을 과시하는 상황이라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란 내부 분열이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동에서의 에너지 공급 재개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5.76달러(6.87%) 급등한 배럴당 89.61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협상에 관망세를 보이며 소폭 하락 마감했다.
미군은 13일부터 시작한 해상봉쇄 과정에서 이에 응하지 않은 이란 선박 1척을 나포하는 등 군사적인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란으로 향하거나 출발하는 선박 27척을 회항시키는 등 긴장이 고조되며 공습이 재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협상에선 핵 프로그램과 우라늄 농축 포기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예정이다.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패 시 전쟁이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