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부산시당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시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실효성을 둘러싼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형식적 심의기구에 그쳤다는 비판이 확산되며 이른바 '공관위 무용론'까지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공천 과정에서 각 지역 당협위원장과 현역 국회의원들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공관위 논의와 의결이 사실상 이를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공관위원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천 책임은 내가 진다"는 지역 책임론과 국회원의 공천 추천권이 앞세워지며 방향이 고정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결과다.
11차례에 걸친 공관위 회의와 의결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역에서 논란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남구와 영도구에서는 현역 구청장이 컷오프됐고, 북구에서는 언론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일어난 특정 후보 단수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졌다. 중구에서는 윤종서 예비후보의 ‘양심선언’이 파장을 키웠고, 동래에서는 여론조사 2위였던 권오성 예비후보가 탈락하면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부산진구와 서구 역시 현역 구청장과의 경선 구도가 형성되며 내부 갈등이 노출됐다.
광역·기초의원 공천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산진 갑에서는 당이 정한 ‘공천 배제 기준’에 해당하는 사안이 거론된 후보가 단수공천을 받는 사례가 나왔고, 서구에서는 국회의원 보좌진 관련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심위 결과가 나오기전 당협 사무실을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로 사용하게 하는 등 공천 과정 전반의 기준과 일관성이 결여 되었다는 점들이 도마에 올랐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치권 내부에서는 “공정공천·시스템공천이라는 구호가 선언에 그쳤다”는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공관위가 실질적 심사기구가 아니라 ‘거수기 의결기구’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 국회의원이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견제하고 균형을 잡아야 할 공관위가 기능하지 못했다는 점이 핵심 문제"라며 “이럴 바에는 지역에서 공천을 결정하고 중앙이 추인하는 구조와 다를 바 없다는 자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공천 논란은 단순한 인선 갈등을 넘어 구조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공관위의 권한과 역할, 그리고 공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설계 요구가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공천은 정당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그 출발선이 흔들릴 때, 선거는 이미 절반의 신뢰를 잃는다.
지역 정치권 전문가들은 “클린공천 시스템이 작동할 때 비로소 경쟁력 있는 후보가 '공당의 책임후보'로서 상대 진영과 겨룰 수 있다”며 "공정성과 절차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선거는 시작도 전에 정당성을 잃게 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