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딛고 일어선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고점인 6307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미국ㆍ일본ㆍ대만 증시는 각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 역시 전고점인 6307.27까지 단 115.35(1.86%)만을 남겨두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기술주들의 강세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33포인트(0.26%) 오른 7041.28, 나스닥 지수는 86.69포인트(0.36%) 상승한 24102.70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거래일 연속 상승, 전 세계 반도체 관련주에 큰 영향을 주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0.98%) 또한 12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사이클이 미국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특히 대형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 100지수가 19년 이후 최장 랠리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강력한 AI 투자 사이클 흐름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16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전고점을 넘어섰다.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84.10포인트(2.38%) 급등한 59518.34로 장을 마감했다.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일시적 조정을 떨쳐내고 6만 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소프트뱅크그룹(5.13%), 어드반테스트(3.77%), 도쿄일렉트론(5.33%) 등 AI 관련주가 상승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대만 가권 지수 역시 15일 36722.1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8% 증가한 5725억 대만달러라는 압도적 실적을 발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은 4조1400억 달러로, 영국(4조900억 달러)을 추월하며 세계 7위로 올라섰다.
국내 증시 역시 이러한 'AI 랠리'에 올라타 있다는 평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3월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음에도 반도체 중심의 이익 추정치가 가파르게 상승한 덕분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7.4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6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586조원으로 TSMC보다 약 5배 높지만, 합산 시가총액(2214조원)은 TSMC(2869조원)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김 리서치본부장은 두 회사의 실적 개선 속도를 고려할 때 합산 시가총액 3300조원(삼성전자 2000조원, SK하이닉스 1300조원) 이상이 적정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글로벌 증시의 핵심 변수는 4월 말로 예정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될 전망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의 AI 투자 지속 여부가 향후 기술주 주가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열쇠"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