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관심은 무신사와 컬리의 ‘적자 해석’에 쏠린다. 같은 순손실이라도 발생 배경이 서로 다른 만큼, 상장 국면에서는 적자라는 결과보다 그 손실이 어떤 구조에서 나왔는지를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더브이씨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3529억원, 영업이익 14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8%로 이커머스 업종 내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06억원 적자를 냈다. 컬리 역시 매출 2조3596억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연간 영업흑자를 달성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04억원 적자로 마감했다.
두 기업의 순손실 규모는 비슷하지만, 손실 원인은 서로 다르다. 무신사의 경우 IPO 준비 과정에서 회계기준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전환하면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부채로 인식한 영향이 컸다. 재무상태표상 유동상환전환우선주부채 6886억원, 유동파생상품부채 1357억원 등이 반영됐다. 이에 따른 장부상 이자 비용이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금 유출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통상 상장 전후로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관련 회계상 영향은 줄어든다. 영업이익률 10.8%, 매출총이익률 66.4%를 감안하면 무신사는 순손실 숫자 자체보다 본업 수익성과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을 분리해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컬리의 순손실은 구조적 성격이 더 짙다. 지난해 첫 연간 영업흑자를 냈지만 영업이익률은 0.3%에 그쳤다. 금융비용도 △2023년 371억원 △2024년 279억원 △2025년 265억원 가량으로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연간 25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총이익률 역시 33.1%로 무신사의 절반 수준에 머문다. 첫 흑자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순이익 전환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IPO 시장에서의 온도 차이도 엿보인다. 무신사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국내 대표 주관사로 선정, 올해 7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코스피와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함께 열어두고 있는 가운데 장외 시가총액은 5조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반면 컬리는 첫 연간 흑자를 냈음에도 낮은 이익률과 금융비용 부담을 더 줄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23년 상장을 철회한 이후 아직 재도전 시점을 잡지 못한 상태로, 회사 측은 구체적인 상장 계획은 없으며 수익성 강화와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기준 컬리의 장외 시가총액은 7670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한때 4조원 수준까지 평가받았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괴리가 크다.
결국 같은 ‘흑자 후 순손실’이라도 해석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무신사는 상장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상 효과를 걷어내고 본업 수익성을 봐야 하고, 컬리는 낮은 이익률과 금융비용 부담 속에서 구조적 수익성을 얼마나 더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에서는 흑자 여부 자체보다 그 이익이 일회성인지, 회계상 효과를 제외하고도 유지할 수 있는 이익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