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예외 적용...양사 모두 전시회도 참여
한화 태국 납품 이력, HD현대 수상함 수출 실적 앞세워 정면 승부

태국 왕립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맞붙는다. 태국 해군이 세부 입찰 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21일까지 제안서를 받기로 하면서 수주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업은 당장 1척, 170억바트(약 8000억원) 규모지만 태국이 4000t(톤)급 호위함 4척을 2단계로 나눠 도입하는 구상까지 감안하면 전체 시장은 3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태국 왕립해군은 이번 차세대 호위함 사업의 전제 조건으로 최소 20% 현지 건조 비율을 내걸었다. 단순 구매가 아니라 태국 내 기술 이전과 일자리 창출, 조선산업 육성을 함께 노리겠다는 뜻이다. 현지화 조건이 강해진 만큼 해외 조선사들은 태국 파트너 확보와 생산 분담 구조 설계까지 함께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태국 해군이 11개 글로벌 조선사에 입찰 참여를 요청한 가운데 한국 기업 중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핵심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오션은 기존 건조 이력을,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수출 실적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태국 해군의 1단계 사업에서 3650t급 호위함 HTMS 푸미폰 아둔야뎃을 건조해 2019년 실전 배치까지 마쳤다. 한화오션은 이후에도 태국 방산시장에 대한 프로모션을 꾸준히 이어오면서 공을 들여왔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과 페루 등에서 수상함 수출 경험을 쌓으며 수출형 호위함 라인업을 넓혀 왔다.
특이한 점은 두 회사가 이번에는 ‘원팀’이 아니라 각자 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방위사업청 중재 하에 정부와 양사는 함정 수출사업 참여시 정부와 함정 업계가 원팀을 구성하는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상대적 강점이 있는 분야인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수출사업을, 한화오션이 잠수함 수출사업을 주관하고 상대 기업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원팀을 구성하지 못하고 각각 사업에 뛰어드는 바람에 호주 호위함 수출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문제의식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MOU 체결 이전부터 준비해왔던 프로젝트 또는 상대국에서 먼저 방산 업체들에 정보 요청서(RFI)를 발송한 경우 등이다. RFI는 무기의 기본 정보를 요청하는 공식 문서다. RFI 발송은 무기 도입의 첫 단계로 여겨진다. 태국 차세대 호위함 사업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한다.
양사는 호위함 사업을 앞두고 태국 방산전시회를 찾아 호위함 역량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태국 방콕에서 지난해 11월 열린 국제 방산전시회 ‘디펜스 앤 시큐리티(D&S 2025)’에 참여했다. HD현대는 전시회에서 태국 해군의 차기 호위함 사업을 겨냥해 3000t급 수출용 호위함 3종(HDF-3200, HDF-3600, HDF-4000)을 선보였다. 한화오션은 D&S 2025에서 4000t급 수출형 호위함인 ‘OCEAN-40F’를 전시했다. 최첨단 센서 및 스텔스 기술을 탑재해 앞선 모델 대비 전투·감시 능력을 개선하고 무인 플랫폼 체계 역시 갖췄다. 당초 한화오션은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분기 안에 태국 해군의 2단계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지만 제안서 접수가 4월로 넘어가며 일정이 더뎌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제안서를 잘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