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도 멈추지 않는 AI 투자…빅테크, 채권시장 ‘자금 블랙홀’

입력 2026-04-1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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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달러 우량 회사채 발행 전망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인식”
전체 신용시장은 불안한 흐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산업으로 자금이 몰리며 빅테크가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월가에서는 AI 산업 관련 투자 수요가 이어지며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이 성사됐고, 투자자들은 오히려 AI 관련 우량 채권을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흐름을 보인다.

AI 산업에 대한 강한 투자 수요는 지정학적 불안과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를 압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자기강화적 상승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GW&K인베스트먼트의 브렛 코즐로프스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회사채 발행이 이뤄지면 자금이 유입되고 자금이 유입되면 다시 발행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AI는 현재 그런 상승 사이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메타, 알파벳, 아마존 등 대형 기술기업이 있다. 이들 기업은 막대한 현금 보유와 낮은 부채 비율을 바탕으로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며 대규모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AI 관련 투자 확대를 위해 약 4000억달러(약 594조원) 규모의 우량 회사채가 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의 대형 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해 남은 기간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라클, 알파벳,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은 1분기에만 총 800억 달러 이상의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매스뮤추얼의 켈리 코왈스키 투자전략 책임자는 “현재 환경에서 우량 등급(투자등급) 채권 발행자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며 “투자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고금리·고변동성 환경 속에서도 AI 관련 자금 조달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 확충 수요가 있다. 코어위브는 메타와의 AI 컴퓨팅 계약을 바탕으로 17억5000만달러 규모의 하이일드 회사채를 발행했고, 핌코는 오라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140억달러 규모 자금 중 일부를 사모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은행권 역시 메타가 지원하는 데이터센터 관련 대출을 유동화하는 등 자본 회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AI 부문과 달리 전체 신용시장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3월 마지막 주 미국 투자등급 채권 시장에서는 5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유출이 발생해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바클레이스의 메건 그래퍼 부채자본시장 책임자는 “최근 지정학적 변수는 언제든 자금 조달 계획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도 “AI 관련 회사채 발행 증가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유리한 자금조달 조건을 활용해 앞서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장에서는 AI 산업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과 인플레이션이라는 거시 변수 속에서도 자금이 끊이지 않고 유입되면서 AI가 사실상 ‘독립적인 투자 사이클’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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