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노선·민주주의 논쟁 쟁점
중도우파 야당 ‘티서’ 약진…판세 안갯속

1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헝가리는 이날 오전 6시부터 199석 규모의 의회를 구성할 총선이 시작됐다. 오후 7시(한국시간 13일 오전 2시) 투표 종료 후 개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여당 ‘피데스(Fidesz)’가 신생 중도우파 야당 ‘티서(Tisza)’에 7~9%포인트(p)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르반 총리는 대표적인 ‘EU 회의주의’ 지도자이며 ‘비자유주의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강력한 권력을 유지해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러시아와도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 같은 정치 모델은 유럽 내 우파 진영과 미국의 ‘마가(MAGA·트럼프 지지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헝가리 내부에서 경기둔화와 물가 급등, 그리고 권력과 가까운 재벌들의 부 축적 논란이 겹치며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변화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일부 유권자들은 정권 교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야권의 중심으로 떠오른 페테르 마자르 티서 대표는 과거 오르반 진영 인사였으나 결별 이후 반정부 전선에 나서며 급부상했다. 그는 부정부패 의혹과 생활 수준 악화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지지 기반을 확대했다.
이번 선거는 국제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EU는 오르반 정부의 언론 자유와 법치 훼손 문제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정책에서 오르반 총리는 EU 내에서 이례적으로 러시아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만약 정권이 교체되면 EU가 추진 중인 약 900억 유로(약 157조원) 규모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이 재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를 ‘전쟁과 평화 사이의 선택’으로 규정하며 야당이 집권하면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자르 대표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며 이번 선거가 헝가리의 미래와 국제적 방향성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아직 부동층이 적지 않은 데다, 선거구 개편과 해외 거주 헝가리계 유권자 변수 등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야당이 승리하더라도 단순 과반에 그치면 오르반 정부가 구축해온 권력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