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작품 끝나면 실업자”...‘왕사남’ 흥행에도 영화산업 비정규직 1만명 육박

입력 2026-04-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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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4500명 감소…비정규직은 2000명 이상 증가
대형 극장 체인 중심의 수직계열화 구조도 도마 위 올라
제작 줄면 일자리도 줄어…산업 위기, 고용 불안으로 직결

▲한국 영화산업 사업체조사 '정규직·비정규직’ 고용 현황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한국 영화산업 사업체조사 '정규직·비정규직’ 고용 현황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한국 영화산업을 지탱해온 고용 구조가 뿌리째 흔들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체 종사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30% 선에 육박하면서 인력 수급의 불안정성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단순한 비중 확대를 넘어, 프로젝트 단위로 인력을 썼다 버리는 ‘단기 고용 중심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대목이다. 산업의 외형은 유지되고 있지만, 내부에선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한국 영화산업의 경쟁력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 기준 한국 영화산업 사업체조사' 결과 영화산업 정규직 종사자는 2만4335명에서 1만9833명으로 약 4500명 줄어들었다. 반면 비정규직은 6826명에서 9066명으로 2200명 이상 늘어났다. 안정적인 일자리는 매우 감소하고, 단기 고용은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비중으로 보면 비정규직은 전체 종사자의 약 30% 수준까지 확대됐다. 제작·배급·상영 등 주요 업종 전반에서 프로젝트 단위 계약이 일반화되면서 상시 고용보다 단기 계약이 빠르게 확산하는 구조다.

이 같은 변화는 제작 현장의 구조와 맞물려 있다. 연출·촬영·조명·미술 등 주요 직군은 작품 단위로 인력이 구성되고 해체되는 방식이 반복하면서 고용의 연속성이 약화하고 있는 것. 한 편의 제작이 끝나면 곧바로 고용이 종료되는 구조가 산업 전반에 자리 잡은 모습이다. 이처럼 고용의 질이 악화하는 배경에는 산업 전반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제작 편수 감소와 투자 위축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고용을 유지할 기반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화 현장에서는 구조 개혁 요구가 공개적으로 분출됐다. 최근 열린 '2026년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제안 기자회견에서 영화인 581명과 13개 단체는 현재 상황을 '구조적 위기'로 규정하고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상업영화 제작 편수가 과거 대비 급감한 점을 지적하며 극장 중심 수직계열화 구조가 투자와 고용을 동시에 위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 기반이 축소되면 일자리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극장 체인 중심의 수직계열화 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양우석 감독은 "관객이 극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영화가 한두 편에 불과하다"며 공급자 중심에서 관객 중심으로의 판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역시 "일본 영화 '국보'가 1000만 관객을 모으는 데 6개월이 걸린 반면 국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불과 31일 만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단기 매출에만 매몰된 극장의 배급 방식이 생태계를 약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인들은 △스크린 집중 제한 △홀드백 질서 재정립 △대형 투자 펀드 조성 △세제 혜택 확대 등 구조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제작비 30% 세액공제와 같은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확정된 추가경정예산 중 영화산업 생태계 회복을 위해 총 655억9000만원의 자금이 추가로 마련됐다. 특히 독립예술영화와 중예산영화 제작 지원 사업에 각각 44억9000만원과 260억원이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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