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등 비대칭 무기 발달로 저비용 공격 고착화… "일회성 아닌 비가역적 리스크"
비용·효율만 좇던 중앙집중형 물류의 맹점 노출… 원유 70% 의존하는 韓 경제 직격탄
中 '일대일로' 대항마 'IMEC', 다자 참여형 개방 구조로 韓 기업 조달 참여 여지 충분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물류의 핵심인 중동 해상 '초크포인트(병목 구간)'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과 같은 대체 물류망 구축에 우리 기업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11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미국-이란 분쟁과 글로벌 물류경로 재편 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예멘 후티 반군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선박 공격 등으로 인해 호르무즈, 홍해,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중동의 3대 초크포인트가 동시에 마비될 위기에 직면했다.
문제는 이러한 물류망 교란이 단순히 특정 국가 간의 정치적 갈등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산업연구원은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비대칭 무기의 발달'을 지목했다. 과거에는 정규군만이 해상 봉쇄를 감행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폭 드론과 값싼 단거리 미사일 등 저비용 무기가 발달하면서 비정규 무장 단체조차 글로벌 물류망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수십 년간 오직 '비용 최소화와 효율성'만을 추구하며 좁은 해협으로 물동량을 집중시켰던 중앙집중형 글로벌 물류 경로가 가장 치명적인 구조적 취약점으로 전락했다"며 "특히 수입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상 이 같은 해상 초크포인트의 상시적 위협은 국가 공급망 관리에 감당하기 힘든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중동의 해상 병목을 우회하는 거대한 신물류 경로인 'IMEC 구상에 선제적으로 올라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IMEC은 인도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스라엘을 철도와 항만으로 연결하고 최종적으로 유럽으로 이어지는 거대 프로젝트다.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가 중국 자본과 자국 기업이 생태계를 독식하는 폐쇄적 구조인 반면, IMEC은 미국, 인도, 유럽연합(EU), 중동 국가들이 다 함께 참여하는 다자 협력형 개방 구조를 띠고 있다. 산
산업연구원은 "IMEC은 국제 조달 입찰을 거치기 때문에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건설, 전력기기, 인프라, 항만, 디지털 및 물류 기업들이 참여해 막대한 수주를 따낼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단순한 물류망 확보를 넘어 이를 국가적인 '산업 전환'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거시적인 제언도 제시했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 인구구조상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완전히 은퇴하고 1차 저출산 세대가 노동 시장의 주력으로 진입해 노동 공급의 양적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남은 10~15년이 국가 산업 전환의 사활이 걸린 시기"라며 "이 결정적인 기간 동안 건설, 기계, 인프라 등 전통적인 '레거시 산업'이 붕괴하지 않도록 IMEC과 같은 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해 완충적인 수요를 반드시 확보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의 수출입 전략을 미래 대체 경로까지 포괄하는 장기 전략으로 수정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중동 국가들과의 인프라 조달시장 접근 협상을 발 빠르게 전개하고, 꽉 막힌 중동 에너지를 대체할 수입선 다변화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가동할 것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