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전북으로 모인다⋯‘연금 머니’ 거점 경쟁 본격화 [금융메카 분산의 역설]

입력 2026-04-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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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4-09 17:3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기능 집적·운영 통합 모델 경쟁⋯금융생태계 형성 기대
투자금융 확장 시험대⋯의사결정 권한 분산 여부 관건
“지역인력 확보 등 금융기능 확대하는 전초기지 돼야”

금융권의 시선이 전북혁신도시로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을 축으로 자산운용과 수탁, 기관영업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북이 자본시장의 새로운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단순한 거점 확보를 넘어 각기 다른 기능 배치 전략을 구체화하며 주도권 다툼에 나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들은 전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자산운용·수탁·기관영업 기능을 재배치하며 거점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같은 전북 이전이지만 기능을 어떻게 결합하고 운영할지에 따라 그룹별 전략 차이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가장 적극적인 전략을 내세운 곳은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자산운용, 증권, 수탁, 기관영업 기능을 한데 묶은 ‘원루프(One-Roof) 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투자 검토부터 실행, 사후관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구조로, 계열사 간 기능을 통합하려는 시도다. 기존 금융지주들이 기능을 분산 운영해온 것과 달리 의사결정과 실행을 한 축으로 묶는 방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연기금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기능 집적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두 그룹 모두 자산운용과 수탁, 기관영업 기능을 전북으로 확대 배치하며 국민연금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신한금융은 운용·수탁·리스크관리·사무관리 등 자본시장 밸류체인 전반을 함께 배치하는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 KB금융 역시 계열사 인력을 집적해 종합 금융타운 형태의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은 인프라 중심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북 지역 인력을 확대하고 자산운용과 기업금융을 결합한 거점 구축에 나서며 연기금 자금 흐름을 흡수하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투자도 병행되며 지역 금융 기반 확대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금융지주 간 전략은 크게 ‘기능 집적형’과 ‘운영 통합형’으로 나뉜다. 공통적으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수요를 겨냥하고 있지만, 조직 운영과 기능 배치에서는 각기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을 투자금융 기능 확장의 시험대로 본다는 것도 특징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전북 금융 생태계 형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자산운용과 수탁, 기업금융 기능이 동시에 집적될 경우 지역 내 자본 흐름이 확대되고 금융 기능이 다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본점 중심 체계를 유지한 채 일부 기능을 이전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한계도 제기된다. 의사결정 권한이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실질적인 금융허브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금융 생태계 형성은 가능하겠지만 현재 구조가 수탁 중심인 만큼, 수탁기관으로 선정되지 않은 금융사들이 전북에 상주할 필요성은 낮다”며 “외형적으로 참여하는 기관들이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이룰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의사결정 기능이 수도권에 있는 상황에서 전북에 꾸려지는 조직은 전초기지 역할을 할 텐데, 전초기지가 점진적으로 금융 기능을 확대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지역 인력 확보와 조직 확장, 권한 위임이 병행돼 투자·운용 기능까지 단계적으로 이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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