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투자·고용, 특정지역 넘어 국가 발전 확대”
“지방소득세 조정 등 혜택 필수⋯새만금 등 산업연계 필수”

국민연금을 축으로 한 거대 자금 흐름이 형성되면서 전북이 대한민국 제3의 금융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구축과 전문 인력 확보를 전제로, 국내외 금융회사 유치 성과와 산업 연계 수준이 향후 금융도시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들은 전북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자산운용, 수탁, 기관영업 기능을 집적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NPS)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대형 연기금 자금 수요가 집중되면서, 관련 핵심 조직을 전진 배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강력한 영향력이 전북 금융 집적화를 이끄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국민연금은 투자기관인 만큼 은행보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등 금융투자사와의 연관성이 훨씬 높다”며 “투자 관련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구조가 안착될 경우 글로벌 금융 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역시 “국민연금이 금융회사 유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압도적”이라며 “외국계 금융회사의 투자와 고용이 확대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전북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연금발 투자 수요를 외부 자금 유입과 시장 확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산업 연계와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새만금이라는 거대 산업 기반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금융과 연결하는 구조가 필수적”이라며 “실물 산업의 발전 없이는 독자적인 금융중심지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중심지 지정 제도는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형태”라며 “전주시와 전북도가 지방소득세를 과감하게 감면하는 등 실효성 있는 세제 혜택을 제공해 금융기관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중심지추진위원을 역임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프라와 인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며, 우선 국내 금융 생태계가 탄탄하게 구축돼야 글로벌 투자사들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서울에 없는 해외 금융사나 지점을 전략적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해야 진정한 금융중심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단순한 물리적 이전의 한계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과거 부산 금융중심지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건물만 옮기는 식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이나 금융 생태계 활성화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근무·주거·교육 등 정주 여건을 완벽히 갖춰 우수 인력이 자발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살기 좋은 금융도시’를 만드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