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이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와의 만남을 계기로 국내 정비사업과 해외 도시개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본격 모색하고 나섰다.
대우건설은 8일 정원주 회장이 방한 중인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와 면담 및 오찬을 갖고 주거시장 변화와 도시개발 방향, 양측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9일 밝혔다.
도미니크 페로는 ‘땅과 빛의 건축가’로 불리며 자연과 도시의 관계를 재해석하는 건축 철학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건축을 통해 도시의 흐름을 연결하고 공공 공간의 역할을 확장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만남은 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페로와의 교류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양측은 각자의 경험과 철학을 공유하며 실질적인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정 회장은 “한국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주거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양질의 주택 공급이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페로는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도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며 글로벌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주거 문제에 공감했다.
양측은 특히 국내 정비사업에서의 협력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역량과 도미니크 페로 아키텍츠(DPA)의 디자인 경쟁력이 결합된다면 주거상품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로 역시 “도시 맥락과 주민의 삶을 반영한 설계를 통해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며 협업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 시장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논의됐다. 정 회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진행 중인 도시개발 사업에 글로벌 디자인 역량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고 페로는 “아시아 신흥 도시는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장기적 관점의 도시 설계가 중요하다”며 공동 프로젝트 추진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페로는 자신의 주요 작품과 건축 철학도 소개했다. 그는 “건축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하며 국내 프로젝트인 이화여대 ECC를 사례로 들었다. 이어 여수 장도 설계에 대해서도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강조한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건축가와의 협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공 역량에 더해 설계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외 주요 사업지에서 차별화된 공간 가치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페로는 1953년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출생으로 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설계 공모 당선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미스 반 데 로에 어워드, 프레미움 임페리얼 등 권위 있는 건축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으며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대표 개념인 ‘그라운드스케이프(Groundscape)’는 건축물을 땅과 통합하는 설계 방식으로, 자연광과 장소성을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도시 공간의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