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고용으로 분리 교섭 부담 줄여
철강·조선 등 하청 비중 높은 산업 촉각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을 대거 직고용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경영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과 맞물려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압박이 커지면서 외주 중심 인력 구조를 유지해온 기업들의 구조 전환 압박이 커지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포스코가 하청 노조에 대해 사용자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분리 교섭이 가능해졌다.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직고용에 나선 배경에도 이러한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교섭 창구가 늘어날수록 경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포스코가 안고 있는 불법파견 소송과 하청 노조의 교섭 압박은 특정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이후 이달 6일 기준 하청 노조 985곳이 원청 367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현대제철은 이미 직고용 문제에 직면해 있다. 올해 초 고용노동부는 당진공장 협력업체 직원 1213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를 내렸고,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단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대법원 선고 결과에 따라 시정명령 내용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G스틸은 생산 지원 자회사인 KG스틸 S&D와 KG스틸 S&I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외주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조선업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 한화오션이 하청 노조와의 교섭을 공고했지만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교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문제는 교섭 구조의 복잡성이다.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넓어질수록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를 상대로 각각 교섭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재계는 “수십 개에 달하는 하청 노조와 개별 교섭을 진행하다 보면 1년이 금방 지나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체 하청 인력을 직고용으로 전환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청 비중은 조선업이 63%로 가장 높고, 건설 44.3%, 철강 35.6%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직고용 확대와 하청 교섭 요구가 동시에 커질수록 기업이 감당해야 할 비용과 경영 리스크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