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이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급락 뒤 반등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유가와 환율 안정 여부가 전고점 회복 속도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진단이 나온다.
정나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7일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 출연해 삼성전자의 예상 밖 호실적이 국내 증시에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실적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 정도로 봤는데 57조원을 넘겼다"며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상단도 54조원이었는데 이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기대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음에도 추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쟁 이후 반등 국면에서 한국 증시에 중요했던 것은 반도체 호실적이었다"며 "이번 실적으로 V자 반등을 위한 조건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시장 충격이 크게 체감된 배경도 짚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라크 전쟁이나 9·11 테러 당시에는 최근보다 더 많이 빠졌지만, 이번에는 시장이 좋을 때 5000선과 6000선을 단숨에 돌파하면서 개인 투자자 참여가 늘어 체감 충격이 더 컸다"고 진단했다.
환율과 유가 급등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정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에서 1530원까지 15.9% 치솟았고, 유가도 36% 급등해 비용 부담과 물가 압박이 커졌다"며 "한국 시장의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 확인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점 이후 반등 속도는 과거보다 빨랐다고 평가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저점 대비 10% 반등이 약 일주일 만에 나왔는데, 걸프전 때는 23일, 9·11 테러 때는 20일, 이라크 전쟁 때는 15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35일이 걸렸다"며 "이번 하락이 전쟁 영향에 비해 워낙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반등도 빠르게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고점 회복의 관건으로는 물가와 통화정책을 제시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미국이나 한국이 이번 물가 충격에 따라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에 나설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다행히 반도체는 호황 사이클에 있었기 때문에 10% 반등도 더 빠르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향후 증시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2003년 이라크 전쟁처럼 유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환율이 1400원 수준 이하로 내려오면 반도체 실적을 발판으로 코스피가 연내 6000선 재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고유가 장기화 시 회복이 크게 늦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1973년 4차 중동전쟁 당시에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공급이 어려워지고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왔었다"며 "만약 지금처럼 고유가가 장기화되고 이것이 물가를 자극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거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면 국내 증시는 2022년처럼 전고점 회복에 3~4년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