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136'은 비교적 저가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바탕으로 현대전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란 반관영 매체 파르스 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약 2만달러에 불과한 샤헤드-136 드론이 6억~7억달러(약 9020억~1조원)에 달하는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E-3 센트리)를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값싼 드론이 초고가 전략 자산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이처럼 샤헤드-136의 가장 큰 특징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다. 이 드론의 가격은 2만~5만달러(약 3000만~75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를 요격하기 위해 사용되는 미사일은 수십만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달러에 이른다.
샤헤드-136은 길이 약 3.5m, 날개폭 2.5m의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삼각형 형태의 델타윙 디자인과 후방 프로펠러 추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기체는 복잡한 항공 전자 장비 대신 저가 부품을 중심으로 구성돼 빠른 생산이 가능하다. 일부에는 목재 소재가 활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레디어 반사 특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드론은 군용 기지뿐 아니라 트럭 등 이동식 플랫폼에서도 발사가 가능해 은페성과 기동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성능만 놓고 보면 샤헤드-136은 최신 무기와 비교해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고 속도는 약 185km/h 수준이며, 사거리는 약 2500km, 탄두 중량은 40~50kg 정도다. 그러나 이 드론의 핵심은 속도나 정밀성이 아니라 '숫자'에 있다. 수십 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를 동시에 발사하는 이른바 '스웜(swarm)' 전술을 통해 방공망을 압도하는 방식이다. 일부가 격추되더라도 나머지가 목표에 도달하는 구조로, 방어 측의 대응 부담을 크게 키운다.
샤헤드-136은 회수되지 않는 일회용 자폭 드론이라는 점에서도 기존 무기와 차별화된다. 목표 상공에서 배회하다가 충돌과 동시에 폭발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며, ‘소모품’ 개념으로 대량 투입된다. 이는 무기의 생존성보다 ‘투입 가능 수량’을 중시하는 전략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 드론은 적의 방공 시스템을 먼저 소진시키는 1차 공격 수단으로 활용되고, 이후 고가의 정밀 타격 무기가 뒤따르는 방식으로 작전이 구성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샤헤드-136은 단순한 무기를 넘어 전쟁의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더 정밀하고 비싼 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군사적 우위를 결정지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저렴한 무기를 얼마나 많이 생산하고 지속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