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재건축 27년 만에 본궤도⋯시공권 ‘유지 vs 재선정’ 변수

입력 2026-04-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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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삼성물산ㆍGS건설 컨소시엄 선정
부칙 적용 여부·신고 절차 해석 따라 시공권 유지 촉각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27년 표류 끝에 다시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공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기간 지연된 만큼 기존 시공사 지위 유지와 교체 여부가 주요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2월 2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재건축 논의가 시작된 지 약 27년 만이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는 최고 49층, 5893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조합은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거쳐 2030년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은마아파트는 10년 넘게 재건축이 지연된 대치동 대표 노후단지다. 1979년 준공된 이 단지는 2015년 주민 제안으로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층수 규제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지하 통과 등 변수에 막히며 사업이 더뎠다. 이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적용으로 통합심의 이전 단계였던 환경영향평가 초안검토 절차가 생략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재건축 사업이 장기화하면서 시공권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은마아파트는 2002년 삼성물산과 GS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당시에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 이전에도 시공사 선정이 가능했던 제도적 환경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현재는 사업시행인가 이후 시공사 선정이 원칙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시공권 유지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단지는 올해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절차를 추진 중이며 이후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유지 또는 교체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도 시공사 선정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상징성이 큰 단지인 데다 시공사 선정 시점이 오래된 만큼 추가 기회를 엿보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공권 유지와는 별개로 시공 조건이나 설계 등에 대한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시공사 유지 또는 교체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기존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시공권 계약이 유지 중이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측은 2003년 당시 건설교통부의 행정지침을 근거로 시공사 지위의 적법성을 강조하고 있다. 법 시행 직후 국토교통부가 질의회신을 통해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선정된 시공자라도 부칙 요건을 갖춰 신고하면 유효한 시공자로 본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이에 따라 각 지자체가 해당 신고를 수리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정부 해석과 행정 처리 절차를 고려할 때 당시 선정된 시공사 지위는 법적으로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은마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조합 설립 과정에서 시공권 지위 유지에 대한 내용을 기존 추진위원회로부터 승계받았다”며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단계로 향후 본계약 체결을 통해 공사비와 자금 조달 등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률적 해석에 따라 시공권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희창 법부법인 센트로 변호사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도시정비법 부칙 제7조에 따른 경과 규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해당 규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과거 선정된 시공사를 현행법상 시공자로 인정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 규정은 시공자 선정 이후 법 시행에 맞춰 일정 기간 내 ‘시장·군수에게’ 정해진 절차로 신고했는지를 요건으로 두고 있다”며 “특히 법 문언이 ‘시장·군수’로만 규정돼 있어 입법 과정에서 표현이 빠진 것인지, 아니면 적용 범위를 한정하려는 의도였는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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