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금지된 '형사사건 성공보수' 풀리나…법조계 "재검토 필요"

입력 2026-03-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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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대법 판례 반박
법조계 "성공보수 무효화로 분할납부 등 편법 성행"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DB)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DB)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금지됐던 '형사사건 성공보수'가 부활 기로에 섰다. 최근 하급심이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판단을 내놓자 법조계에서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온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최성수 부장판사)는 1월 23일 A 법무법인이 의뢰인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B 씨는 항소심에서 A 로펌과 계약하며 무죄 확정시 성공보수 3300만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고, 실제로 무죄를 확정받았다. 그러나 B 씨는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의 취지로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A 로펌은 약정금 소송을 제기했다.

B 씨가 근거로 든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 약정은 수사· 재판의 결과를 금전적인 대가와 결부시킴으로써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그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의뢰인과 일반 국민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모든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 약정이 곧바로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이나 윤리성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사건을 개별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변호사들은 형사사건에서 높은 착수금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성공보수 약정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 약정 금지가 고액의 착수금을 설정하는 기형적인 형태로의 변형을 야기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사건은 B 씨의 상고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만일 대법원이 2심 판단을 받아들이면 형사사건 성공보수에 대한 판례가 11년 만에 바뀌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재도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지수 여안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변호사 업무는 일정한 노력을 투입해 동일하게 결과물이 나오는 공정 과정이 아니"라며 "변호사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인센티브를 아예 제한해버리는 것은 의뢰인들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 역시 "현장에서는 변호사뿐만 아니라 의뢰인도 형사사건에 성공보수를 주길 원한다"며 "내 사건을 더 신경 써달라는 의미와 함께 성공보수를 지급하면 변호사가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도 판례 재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형근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는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성공보수가 무효가 되면서 분할납부 등 편법만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변호사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동기부여가 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의뢰인들도 원하고 있는 만큼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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