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거버넌스 포커스 발간…"경영진·이사회 건전한 긴장관계가 기업 거버넌스 좌우"

입력 2026-03-3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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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의 책임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 이사회는 여전히 형식적 검토와 사후 추인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이 핵심 요건이며, 현재 한국 기업 환경을 고려할 때 경영진의 판단을 심도 있게 검토·승인하는 '감독형 이사회'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안됐다.

30일 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거버넌스 포커스 제33호’를 통해 국내 기업 이사회를 위한 전문가의 제언을 담은 ‘이사회 가이드’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을 발간했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을 역임한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가 ‘이사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이사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이사회는 주주총회로부터 회사 경영의 전반적인 권한을 위임받은 집단적 의사결정 기구로, 기업 경영의 전략적 의사결정과 경영감독이라는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사회가 회사의 전반적 전략 방향 설정과 경영감독에 책임을 지지만, 일상적인 경영은 경영진에 일임한다는 점이다. 조 교수는 “다만 일상적인 경영에는 인사, 조직개편이 포함되지만, 중요한 인사나 대규모 조직개편은 가능하면 사전에 이사회 의견을 들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기고문은 국내 이사회의 역할과 기능이 여전히 사업계획에 대한 가벼운 검토와 사후 추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으며, 실질적인 검토와 책임 있는 의사결정 기능은 충분히 작동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사회가 경영 계획 수립 과정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형식적 참여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조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지적하며 개선 방안으로 △사업 또는 경영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영입 △주요 투자·재무 의사결정 시 능동적인 자료 수집과 외부 전문가 활용 △성과 평가에 기반한 경영진 보상 결정의 필요성 등을 제시했다.

이어 조 교수는 경영진과 이사회의 관계에 대해 적절한 거리를 둬야 하지만 서로 신뢰하는 ‘건전한 긴장관계’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지나치게 친밀한 관계는 감독 기능을 약화시키고 보상 결정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신뢰가 결여될 경우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건설적인 논의와 조언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특히 "최고경영자(CEO)가 사외이사를 신뢰하면 반대 의견도 고언으로 받아들이고, 이사회도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교수는 이사회 역할 유형을 ‘적극참여형’과 ‘감독형’으로 구분한 뒤, 현재 한국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환경을 고려할 때 경영진의 판단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승인하는 ‘감독형 이사회’가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C-레벨 경험을 갖춘 이사와 회사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참여형 이사회를 지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기고문은 효과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한 핵심 요건으로 독립성과 전문성을 꼽았다. 조 교수는 독립성과 관련해 “지배주주와 경영진은 물론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선임 과정에서 독립성 확보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임 과정에서 독립성 확보가 쉽지 않다면 최소한 이사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문화라도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성 측면에서는 이사회 역량 매트릭스(Board Skill Matrix, BSM) 기반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사업 전문성을 갖춘 이사를 확보하고, 차선책으로 C-레벨 경험을 보유한 경영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삼일PwC는 이번 기고를 시작으로 ‘이사회 가이드’ 시리즈를 매월 발간해 이사회의 역할에 대한 기준과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말에는 이를 종합한 가이드북을 출간할 계획이다. 기고문은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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