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월드컵 온다⋯'유니폼'이 다시 뜨거운 이유 [솔드아웃]

입력 2026-03-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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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블록코어'를 기억하시나요?

스포츠 아이템과 일상복이 결합한 스타일, 이른바 블록코어 패션에서 중심이 된 건 축구 유니폼이었습니다. 아디다스x웨일스 보너의 협업을 비롯해 마틴 로즈 등 수많은 브랜드가 축구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템을 내놓으면서 관련 트렌드도 빠르게 확산했는데요. 이후 수년이 지났지만 유니폼을 활용한 스타일링은 여전히 어렵지 않게 포착됩니다.

유니폼을 입는 방식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최근 유니폼이 다시 언급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유니폼을 둘러싼 환경에 남다른 이벤트가 찾아왔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 국제 스포츠 이벤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이 다가오고 있는 데 따른 흐름이죠.

월드컵을 앞두고 최근 각국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이 공개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기술뿐 아니라 색다른 디자인과 서사까지 자랑하면서, 요즘의 유니폼은 하나의 '콘텐츠'처럼 거듭난 모습입니다.

여기에 국내 프로야구(KBO리그) 개막 시즌까지 맞물리면서 유니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익숙한 아이템이지만, 소비되는 이유는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에서 관중석이 팬들로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에서 관중석이 팬들로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이 쏘아 올린 공…프로야구 개막도 '눈앞'

월드컵은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서도 유니폼의 존재감을 가장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로 꼽힙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형 이벤트라는 성격이 더해지면서 단순한 경기용 의류를 넘어 디자인과 메시지 자체가 소비의 대상이 되기 때문인데요. 각 브랜드가 유니폼에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나 문화적 요소를 담아내는 이유도 이 같은 맥락에서죠.

여기에 프로야구 개막 시즌도 맞물린 상황입니다. 2026 KBO 정규시즌은 28일 일제히 막을 올리는데요. 잠실(kt-LG), 인천(KIA-SSG), 대구(롯데-삼성), 창원(두산-NC), 대전(키움-한화)에서 올 시즌 첫 경기가 펼쳐집니다.

벌써 관심이 뜨겁디뜨겁습니다. KBO에 따르면 24일까지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시범경기에는 총 44만247명(60경기)이 입장했는데요. 이는 종전 최다 관중 기록인 지난해 32만1763명(42경기)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관중 수입니다.

경기 수가 지난해 42경기에서 올해 60경기로 대폭 늘어난 점이 총관중 합계에 영향을 미쳐 실제로 경기당 평균 관중은 7337명으로 집계, 지난해 기록한 7661명을 뛰어넘진 못했지만 프로야구의 인기는 올해도 하늘을 찌를 것으로 보이죠.

당연히 '유니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키워드 검색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잠잠하던 '야구 유니폼'의 검색 지수는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시범경기에 돌입한 12일 '82'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처럼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겹치면서 유니폼은 다시금 주목받는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벤트를 계기로 관심이 재점화되고 이를 중심으로 소비가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아디다스가 아르헨티나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어웨이 어센틱 저지를 공개했다. (출처=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
▲아디다스가 아르헨티나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어웨이 어센틱 저지를 공개했다. (출처=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

근본 로고 돌아오고, 국가 특징 넣고…월드컵 유니폼 보니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공개된 유니폼 자체의 특징에도 눈길이 모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색이나 디자인을 넘어 어떤 메시지를 담았는지까지 주목받는 중인데요. 그중에서도 글로벌 양대 스포츠 브랜드로 꼽히는 아디다스와 나이키에 대한 관심이 뜨겁죠.

아디다스는 20일 파트너 축구협회 25개국의 어웨이 저지를 공개했습니다. 이 컬렉션에는 아르헨티나부터 독일,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스페인 등 주요 축구 강국이 포함됐는데요. 각국 유니폼은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죠.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로고입니다. 아디다스는 36년 만에 '트레포일(Trefoil)' 로고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를 상징하는 트레포일 로고가 축구 유니폼에 적용된 건 약 36년 만입니다. 아디다스 측은 "1990년대 축구 문화에 대한 오마주이자 경기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 전략이 반영됐다"고 설명했죠.

국가별 특징도 뚜렷합니다. 아르헨티나는 소용돌이 형태의 블루 그래픽 패턴을 적용하고 목깃에 '5월의 태양(Sol de Mayo)'과 국가명을 새기는가 하면, 일본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수평선을 모티프로 12가지 색상의 스트라이프를 새겨 11명의 선수와 1명의 팬이 하나 되는 모습을 표현했죠. 멕시코는 아즈텍 예술의 '그레카스' 패턴을, 스페인은 고전 서적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에 버건디 컬러를 입혀냈습니다.

나이키 역시 각국 유니폼에 고유한 정체성을 녹여냈습니다. 한국 유니폼도 나이키가 선보이는데요. 이번 한국 국가대표팀의 원정 유니폼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죠. 홈 유니폼에서 전통적인 빨간색을 유지하면서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백호 줄무늬를 반영했지만 원정 유니폼은 국화(國花)인 무궁화에서 영감을 받고 처음으로 보라색을 전면에 내세운 겁니다.

그런가 하면 브라질의 경우 홈 유니폼은 전통적인 노란색 나이키 제품으로 유지되는데요. 원정 유니폼은 조던 브랜드와 협업해 전통적인 파란색 유니폼이 아닌, 짙은 남색과 검은색의 유니폼을 사용합니다. 점과 줄무늬 패턴은 아마존의 독화살개구리에서 착안했는데요. 재규어와 아나콘다 등 브라질 정글의 생물에서 영감을 얻은 그래픽과 질감도 적용됐죠. 조던 브랜드는 앞서 파리 생제르맹과 협업해 축구 유니폼을 선보인 바 있지만, 월드컵 무대에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월드컵 유니폼은 단순한 경기복을 넘어 각 나라의 서사와 브랜드의 전략이 동시에 담긴 결과물로 진화한 모습입니다. 팀을 구분하려는 목적을 넘어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겁니다.

▲나이키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공개했다. (사진제공=나이키)
▲나이키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공개했다. (사진제공=나이키)

블록코어 그 이후…유니폼은 어떻게 소비되나

자연스레 유니폼을 소비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블록코어가 유니폼을 일상복에 섞어 입는 '스타일' 자체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특정 유행으로 규정하기보단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든 흐름에 가까운데요.

동시에 소비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신 시즌 제품만큼이나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유니폼을 찾는 모습도 두드러지곤 하죠. 단순히 디자인을 넘어 해당 시기의 역사나 상징, 스토리까지 함께 소비하려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같은 유니폼이라도 어떤 배경을 지녔는지가 선택 기준이 되는 셈이죠.

특정 팀의 팬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스토리와 소장 가치를 지닌 디자인을 추구하는 흐름도 나타나는데요. 여기에 최첨단 소재가 강조되면서 유니폼을 고기능성 아웃도어 의류(고프코어)와 매치하는 경향도 뚜렷해졌습니다.

로고를 최소화하거나 실루엣을 다듬은 '디자이너 저지' 형태로 재해석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스포츠 유니폼의 요소만 차용해 보다 일상적인 옷으로 풀어내는 방식인데요. 경기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계속해서 흐려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특히 끈끈한 '지역 연고'를 자랑하는 야구의 경우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을 마킹하면서 소속감과 연대감을 체감하곤 합니다. 단순 경기 관람에 그치지 않고 팀과 선수에 대한 애정을 다양한 형태의 '경험 소비'로 확장하는 것도 주목되죠. '열정'이라는 맥락이 같아서일까요? 축구, 야구 유니폼은 록페스티벌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단골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유니폼은 이렇게 특정 유행을 넘어 하나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입는 방식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소비하는 이유가 달라지면서 다시 한번 패션의 영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프로야구 개막과 월드컵을 계기로 또 다른 유니폼 트렌드가 형성될지도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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