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못 보내”⋯2026 주총에서 ‘소각 의무’ 피해가는 기업들

입력 2026-03-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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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개정 상법에 따른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 나선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제도 취지와 달리 자사주를 유지하기 위한 대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노트북LM)
▲3차 개정 상법에 따른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 나선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제도 취지와 달리 자사주를 유지하기 위한 대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노트북LM)

개정 상법이 ‘자사주 취득 후 1년 내 소각’을 원칙으로 못 박은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자사주 지키기’에 돌입했다. 아예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승인을 미루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200 기업 중 21개 기업이 이번 정기주총에서 ‘예외적 보유처분’, 즉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에 관한 근거 조항을 정관에 신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 순으로 △대웅(자사주 비중 29.67%) △태광산업(24.41%) △미래에셋증권(23.13%) △금호석유화학(13.44%) △엔씨소프트(9.99%) △더블유게임즈(8.94%) △CJ(7.26%) △셀트리온(5.35%) △KT(4.34%)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정관에 ‘전략적 제휴, 인수·합병(M&A), 사업구조 개편, 재무구조 개선, 임직원 보상’ 등 포괄적인 경영상 목적을 명시했다. 이는 개정 상법이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되, 정관에 근거가 있는 경영상 목적에 한해 예외적 보유를 허용한다는 점을 이용한 대응이다.

나아가 자사주 지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전혀 없는 기업들도 자사주 정관을 신설한 것 드러났다. △대웅제약(자사주 비중 0.69%) △하이브(0.25%) △산일전기(0.2%) △롯데쇼핑(0.06%) △한온시스템(0%) △SK아이이테크놀로지(0%) 등 기업은 이번 주총에서 자사주 보유·처분 근거 조항을 신설했다. 이는 향후 자사주 취득하게 경우 소각 의무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반대로 자사주 비중이 10% 이상인 코스피200 상위 24개 기업 중 약 70%인 17개사가 이번 주총에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 승인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부터 △대웅(자사주 비중 29.67%) △한샘(29.46%) △롯데지주(27.51%) △오뚜기(14.18%) △영원무역홀딩스(14.03%) △한화생명(13.49%) △삼성화재(13.44%) △금호석유화학(13.44%) △DB손해보험(12.60%) △CJ대한통운(12.57%) △LS(12.35%) 등 기업이 대표적이다.

개정 상법은 자사주의 예외적 보유를 허용하지만, 매년 주주총회에서 보유 목적과 처분 계획을 승인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수의 기업이 대응을 유보하며 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자사주 지분율이 높다고 해서 전부 소각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사주 소각 의무 예외조항 확보를 원하는 기업과 주주 간 눈치싸움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업들은 자기주식 보유ㆍ처분 계획을 통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의 보유목적을 명시하고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 임직원보상이나 운영자금 확보 등을 활용하고 있다”며 “추후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 공시 규정을 구체화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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