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평가…“주주환원 촉진” vs “명단만으론 한계” [저PBR 첫 공개 ③]

입력 2026-11-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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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출처=챗GPT)
▲AI 생성 이미지. (출처=챗GPT)

한국거래소가 처음으로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명단을 공표한 가운데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1일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의 96개사와 코스닥시장의 55개사 등 총 151개사를 저PBR 기업으로 공표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명단 공개에 따른 '낙인 효과'가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PBR 종목으로 공표될 경우 낙인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명단 공개를 전후로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및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등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단순 저PBR 기업보다는 저평가 상태에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과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 기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재모 독립리서치 아리스 연구원은 "이번 제도의 중요한 특징은 저PBR 기업을 단순히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스스로 행동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라며 "장기간 저평가를 방치하는 기업의 비용을 높이고, 경영진으로 하여금 자본배치와 주주환원 정책을 재검토하도록 만드는 제도"라고 평가했다.

다만 명단 공개나 단순 표시만으로는 실질적인 기업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저PBR 기업 명단을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표기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이 그동안 저평가를 해소하려고 노력했다면 이미 진작 명단에서 빠질 수 있었다"며 "상당수 기업이 현금이나 유휴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도 이를 처분해 주주환원을 확대하거나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분만 개선해도 저평가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텐데, 정작 기업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남우 회장은 기업들의 형식적인 밸류업 공시와 거래소의 소극적인 대응을 함께 문제 삼으며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밸류업 공시가 형식적인 내용에 불과함에도 이를 그대로 인정해줬다"며 "제도의 기획은 잘 해놓고 실제 실천 수준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도 과거 밸류업 공시 기업의 주가 성과를 분석하며 “2024~2025년에 공시한 기업은 공시 후 1년간 비교 기업보다 17~22%포인트(p) 높았다”면서도 "(그러나) 공시가 몰린 2026년 이후 효과가 빠르게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업의 자발적 개선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저평가 기업에 대한 압박이 법적·제도적 수준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남우 회장은 저평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영권 인수 제안(베어허그) 관련 입법 논의를 언급하며 "법적 규제 강화가 시장 관점에서 최선은 아니지만, 거래소와 관계 당국의 자율적인 연성 규범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하면서 결국 법적 제도화 수순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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