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미국’ 베팅 멈춤…해외 증시·채권 동반 급락 [전쟁이 바꾼 돈의 흐름 ①]

입력 2026-03-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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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가지수 10%↓…美 낙폭은 절반 수준
에너지 생산국·안전자산 프리미엄 재부각
신흥국 채권 가격 4.5%↓…연초 기대 반작용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다. (뉴욕/EPA연합뉴스)
중동발 전쟁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탈미국’ 기대를 무너뜨렸다. 해외 증시는 물론 신흥국 채권까지 동시에 급락하며 자금 흐름이 급반전됐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 금리 인하 기대 후퇴가 겹치면서 미국을 벗어나려던 자금이 유턴했고 해외 자산이 먼저 무너지는 조정이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초만 해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고평가 부담이 커진 미국 대신 유럽과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리밸런싱(재조정) 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의 재정 지출 확대는 성장과 기업 이익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됐다. 해외 시장은 인공지능(AI) 주식 거품 우려를 피할 대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중동발 전쟁이 촉발한 유가 급등은 이 흐름을 단숨에 되돌려놨다. 해외 증시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되면서 미국 탈출의 자금 흐름은 사실상 멈춰섰다. 실제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MSCI지수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약 10% 하락한 반면, 미국 지수의 낙폭은 5.4%에 그쳤다. 독일 DAX지수는 11%,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9.3% 각각 밀렸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유가 급등이 자리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세계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는 구조다. 자국 내 에너지 생산 기반이 탄탄한 데다가 기업 실적도 견실해 불확실성 국면에서 여전히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아시아는 직격탄을 맞았다. 마이클 그린 심플리파이자산운용 수석 시장전략가는 “해외 주식에 대한 일부 열광적인 반응은 애초에 펀더멘털로 정당화되기 어려웠다”며 “일례로 한국은 천연가스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기세가 등등한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채권시장이다. 특히 신흥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블룸버그 신흥시장(EM) 현지통화 국채 지수에 따르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신흥국 현지통화 표시 채권은 4.5% 이상 하락했다. 달러 표시 채권보다 낙폭이 거의 두 배 컸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헝가리 등 일부 국가 국채는 이달 들어서만 10% 안팎의 손실을 냈다.

신흥국 채권은 올 들어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둔화, 금리 인하 기대 속에서 투자 매력이 부각됐던 만큼 최근 반작용으로 낙폭이 더 크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망이 다시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후퇴했고 오히려 긴축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UBS에 따르면 19일 기준 머니마켓은 향후 12개월간 신흥국 금리가 평균 60bp(1bp=0.01%포인트) 이상 인상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불과 이달 초만 해도 25bp의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변화다.

티에리 라로즈 본토벨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에 “현재 위험 회피 기조 속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산군은 신흥국 현지 통화 채권”이라며 “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끌어올렸고, 이로 인해 이들 자산의 변동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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