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LG화학이 공동 연구를 통해 천막과 현수막 등에 쓰이는 복합 플라스틱 소재 ‘폴리염화비닐(PVC) 타포린’을 재활용할 수 있는 촉매 기반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그간 분리가 어려워 대부분 소각·매립되던 폐타포린을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고려대는 융합생명공학과 김경헌 교수 연구팀이 경북대 김동현 교수 연구팀, LG화학 윤정훈 부장 연구팀과 공동으로 PVC 타포린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PVC 타포린은 비바람에 강하고 잘 찢어지지 않아 천막, 현수막, 트럭 덮개, 물류 커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다만 PVC 필름 내부에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드(PET) 섬유가 강하게 결합한 복합 구조여서 기존 재활용 공정으로는 두 물질을 분리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대부분 폐기물은 소각 또는 매립 처리돼 환경 오염과 탄소 배출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생물 유래 물질인 ‘베타인’을 활용한 글리콜리시스 공정에서 해법을 찾았다. 폐타포린을 190℃에서 2시간 반응시킨 결과 PET만 선택적으로 분해되고 PVC는 화학적 손상 없이 고체 상태로 회수됐다. PET 성분의 77%는 다시 PET를 제조할 수 있는 핵심 화학 원료인 비스-하이드록시에틸 테레프탈레이트(BHET)로 전환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PVC에 포함된 탄산칼슘과 칼슘·아연 안정제가 PET 분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기존에는 불순물로 여겨졌던 첨가제가 오히려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향후 복합 플라스틱 재활용 공정 설계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PET 분해에 쓰인 에틸렌글리콜 용매는 별도 정제 없이 최대 3회까지 재사용할 수 있었고, 반복 공정에서도 PET가 BHET로 전환되는 효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재생 PVC 생산 비용은 새 PVC의 생산 비용보다는 다소 높지만, 폐타포린 처리 비용을 줄이고 동시에 원료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가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경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분리공정 없이도 복합 폐플라스틱을 동시에 자원화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산업용 타포린뿐 아니라 다양한 PET 함유 복합 고분자 폐기물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