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호르무즈·에너지시설 ‘최종 격전지’⋯“중동사태, 오일 쇼크ㆍ우크라 전쟁 충격 합친 만큼 심각”

입력 2026-03-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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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병대 4500명 중동으로 이동 중
‘핵 능력 제거’서 ‘에너지 문제’로 전쟁 초점 이동
IEA 사무총장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도 검토”
이란군 “에너지 시설 공격하면 해협 완전 봉쇄”

▲사진은 레바논 남부 티르 인근의 리타니강을 가로지르는 카스미야 다리가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휴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지상전 확대를 위해 리타니강 일대 모든 교량을 파괴할 것을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전쟁을 계기로 레바논 헤즈볼라 완전 해체를 목표로 작전을 펼치고 있다. (티르(레바논)/EPA연합뉴스)
▲사진은 레바논 남부 티르 인근의 리타니강을 가로지르는 카스미야 다리가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휴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지상전 확대를 위해 리타니강 일대 모든 교량을 파괴할 것을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전쟁을 계기로 레바논 헤즈볼라 완전 해체를 목표로 작전을 펼치고 있다. (티르(레바논)/EPA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를 완전히 초토화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에 호르무즈와 에너지시설이 최종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약 4500명 규모의 미군 해병대와 전투기 전력 등이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한 이란의 각종 발전소 초토화 위협과 관련한 추가 조치 전 최종 준비 단계로 보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지금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미국은 이란의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모든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WP에 “호르무즈 해협이 안전하게 다시 개방된 것을 보여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출구가 될 것”이라며 “미국 해병대가 단순히 장식용으로 이란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WP는 개전 4주째가 된 이란 전쟁의 양상이 초반엔 이란의 핵과 미사일 능력 무력화에 맞춰졌다면, 이제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더 큰 화두가 되며 호르무즈 해협과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더는 우라늄을 농축할 능력이 없다”며 “탄도미사일 제조 능력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설정했던 두 개의 전쟁 초기 목표는 일정 부분 달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란이 미국의 내부 분열을 통한 종전을 노리고 항복이 아닌 중동 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과 원유 수출 봉쇄 위협 작전을 이어가고 있어 호르무즈 통제권 확보가 사실상 전쟁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WP는 설명했다.

미국 민주당은 막대한 전쟁 비용과 전쟁 장기화 우려를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 의원은 “이번 전쟁의 목표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전쟁자금을 2000억달러(약 303조원) 이상 추가 요구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호주 캔버라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지금의 위기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 쇼크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친 것만큼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미 중동 내 최소 40여 개 에너지 자산이 심각한 피해를 입어 종전 후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필요에 따라 전략비축유를 추가 방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유일한 해결책은 주요 무역로를 재개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개발을 예시로 들며 “미국이 더 늦기 전에 이란을 공격한 것을 지지한다”라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나토 회원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강경 대응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란군의 통합 작전 지휘본부인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이란 발전소를 공격하면 이란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할 것”이라며 “이 봉쇄는 공격으로 파괴된 발전소가 재건하기 전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군은 이스라엘의 에너지·통신 인프라, 미국 주주가 주요 주주로 있는 중동 내 기업들과 미군기지가 주둔한 역내 국가들의 발전소, 해수 담수화 시설 등이 보복 공습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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