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감소 영향에 시간당 임금 상승률 더 높아

국내 상용근로자 평균 연 임금이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섰다. 다만 상승의 상당 부분이 기본급이 아닌 성과급 확대에 기인하면서 ‘임금 5000만원 시대’의 체감도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기업 중심의 특별급여 증가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만큼 임금 격차 확대와 변동성 심화라는 구조적 문제도 동시에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임금 상승이 체질적 개선이라기보다 성과급 확대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보고 있다. 고정비 성격의 기본급이 아닌 특별급여 비중이 커질수록 기업 실적에 따라 임금 수준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성과급 축소가 불가피해 체감 임금이 다시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시장 양극화 역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용근로자 연 임금총액이 5061만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연 임금총액이 50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액급여 인상률은 2.7%로 전년(3.2%)보다 둔화됐지만 성과급·상여금 등 특별급여 인상률이 4.3%로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임금 상승을 끌어올렸다.
비교기간을 2020년 이후로 확장하면 특별급여 인상률의 상승폭은 더 두드러진다. 2020년 대비 2025년 연 임금총액 인상률은 19.9% 인상됐으며 같은 기간 특별급여 인상률은 28.3%로 정액급여 인상률(18.7%)보다 9.6%포인트(p) 높게 나타났다.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연 임금총액은 7396만원으로 3.9% 증가한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는 4538만원으로 2.5% 증가에 그쳤다.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볼 때 중소기업은 61.4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대기업은 특별급여가 5.8% 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은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다. 경총은 “대기업 정액급여 인상률이 다소 둔화됐으나 전년에 감소했던 특별급여가 크게 증가하며 특별급여액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이 938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숙박·음식점업은 3175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두 업종 간 격차는 6212만원에 달했다.
근로시간 감소 영향으로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상용근로자 시간당 임금은 2만7518원으로 전년보다 3.8% 상승해 연 임금총액 인상률(2.9%)을 웃돌았다. 분석기간을 확장하면 시간당 임금 인상률(2020년 대비 2025년)은 24.1%, 연 임금총액 인상률은 19.9%로 분석됐다.
2011년 이후 누적 기준으로 보면 시간당 임금은 77.7% 올라 같은 기간 연 임금총액 상승률(58.9%)을 크게 웃돌았다. 물가 상승률(29.8%)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경총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총액 기준 임금 상승률이 실제보다 낮게 보이는 ‘통계 착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향후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임금총액이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고 특별급여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근로시간 유연화와 생산성 제고 없이는 고령자 계속고용 등 사회적 과제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