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사흘째…정부 단속에도 가격 인하 ‘지지부진’

입력 2026-03-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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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가 대폭 인하에도 주유소 반영률 휘발유 53%·경유 35% '찔끔'

▲전국 평균 주유소 기름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 주말인 15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842.1원으로 전날보다 3.2원 내렸고, 경유 가격도 1843.5원으로 4.5원 하락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전국 평균 주유소 기름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 주말인 15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842.1원으로 전날보다 3.2원 내렸고, 경유 가격도 1843.5원으로 4.5원 하락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으로 폭등한 기름값을 잡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정작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격 인하 폭은 턱없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가 석유 시장을 점검하고 있지만 일선 주유소들의 판매 가격 인하 속도는 여전히 '거북이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리터(L)당 1840.9원으로 전날 대비 4.5원 내리는 데 그쳤다. 경유 역시 1842.1원으로 5.9원 하락했다. 첫 이틀(13~14일)간 두 자릿수였던 하락 폭이 사흘째 단일 자릿수로 둔화하며 가격 인하 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정부는 13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 상한을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으로 묶었다. 이는 11일 평균 공급가 대비 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이 인하된 수치다. 하지만 지난 사흘간 주유소의 실제 판매가 인하분은 휘발유 57.9원, 경유 76.9원에 불과했다. 정부가 강제한 인하폭 대비 판매가 반영률은 휘발유 53%, 경유 35% 수준이다. 전쟁 직후 주유소들이 '빛의 속도'로 200~300원씩 올렸던 것과 명확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주유소 업계는 이 같은 '찔끔 인하'의 원인으로 기존 재고 소진 문제를 꼽는다.

한국주유소협회는 "길게는 두 달에 한 번 기름을 받는 주유소도 있다"며 "2000원대에 매입한 고가 재고가 남아 있어 즉각적인 가격 인하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항변한다.

주유소 형태별 온도 차도 뚜렷하다. 직영 주유소와 알뜰주유소는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반면, 일반 주유소들은 마진 확보를 위해 눈치싸움 중이다. 이들은 13일 산업부 회의에서 손실 보전을 위해 카드 수수료(현행 1.5%)를 반값으로 낮춰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단 10원 차이에도 고객이 이동하는 치열한 시장 특성상 주유소들의 버티기가 오래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정부 역시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안정세를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도매가 최고액 고시로 소비자는 주유소의 마진 규모를 투명하게 알게 됐다"며 "소비자들의 깐깐한 선택이 시장 가격 인하를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도매가 인하분이 온전히 반영되도록 주유소 가격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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