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관세 1년…대미 수출 줄었지만 업황 ‘바닥 신호’

입력 2026-03-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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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작년 3월부터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6월부터 관세율 50% 인상…국내 업계 관세 부담만 수천억 달해
통상 불확실성 속 中 공급 조절·국내 관세 장벽 효과 본격화…회복 기대감

미국의 고율 관세 여파로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 위축과 통상 불확실성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수년간 글로벌 공급 과잉을 유발해온 중국의 감산 기조와 반덤핑 관세 등 내수 보호 장치가 맞물리며 실적 회복 기대감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3월 12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이 적용받던 연 263만t(톤) 규모의 무관세 쿼터도 무력화됐다. 약 3개월 뒤인 6월 4일에는 관세율을 50%로 높였다.

관세 충격은 곧장 수출 지표에 반영됐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254만t(톤)으로 전년 대비 약 8% 감소했다. 25% 관세 부과 이후에도 월 25만t 안팎을 유지하던 수출량은 50% 고율 관세가 적용된 지난해 7월 이후 20만t 아래로 떨어졌다.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커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해 말까지 부담한 관세 비용만 약 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최근 미국이 철강 관세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곤 있지만 정책 기조 자체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이 유지되고 있는 데다 관세 회피를 위한 현지 투자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기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국가 간 협상 여지도 제한적이다. 2024년 기준 미국의 철강 수입 비중은 캐나다가 22.7%, 브라질 15.6%, 유럽연합(EU) 14.8% 순이며 한국은 9.7%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수입 비중이 큰 국가들과의 협상이 먼저 이뤄진 이후에야 한국도 관세 인하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도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철강 빅2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조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8% 증가했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이 2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7.4% 늘었다.

실적 회복의 배경에는 중국발 공급 압력이 완화된 점이 꼽힌다. 작년 4분기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감소하는 등 본격적인 생산 축소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는 철강재 수출 허가제가 시행되면서 밀어내기식 수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국내에서는 반덤핑 관세로 저가 수입재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산 후판에 대해 5년간 최대 34.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최대 33.1%의 잠정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반제품 열연을 단순 가공해 도금·컬러강판으로 우회 수출하는 사례가 늘자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에 대한 덤핑 조사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는 저가 수입재가 줄어들며 국산 제품 가격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장기 침체로 투자 여력이 약해진 중소 업체들은 통상 대응 부담이 커지면서 산업 내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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